오릭스의 현대증권 인수계약 체결 시한 연장 한달 간 우선협상자 지위 유지.."TRS 계약 문제 안돼"
한형주 기자공개 2015-04-02 10:50:15
이 기사는 2015년 04월 02일 0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증권 매각을 주도하는 KDB산업은행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시한을 미뤄 달라는 인수 후보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이하 오릭스PE)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오릭스PE는 앞으로 한 달 간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지키게 된다. 본계약까지 기간만 연장됐을 뿐, 오릭스의 현대증권 인수 과정은 큰 부침 없이 순항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현대그룹과 산업은행을 포함한 관계자 전언이다.2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전날 저녁 오릭스PE-현대증권의 SPA 체결 시점 연기를 승인했다. 이로써 오릭스는 이달 말까지 본계약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 내부적으로는 이달 내 계약 성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오릭스에게 주어진 우선협상권은 지난달 말 효력을 상실했고, 오릭스는 산업은행 측에 기한을 늘려줄 것을 요구했다.
오릭스PE는 연초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 때 제안한 인수구조를 일부 변경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기존엔 차입 없이 신규 조성하는 펀드 자금만으로 거래대금 일체를 조달할 방침이었다. 모집금액은 1조 800억 원. 그러다 최근 인수금융(loan)을 통해 1800억 원을 충당키로 전략을 수정했다. 그만큼 에퀴티 비중은 줄게 됐지만, 사모투자펀드(PEF)를 두 개 만들어 현대그룹 및 자베즈파트너스 등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을 나눠 사들인다는 기본 틀은 유지될 전망이다.
펀드 설립시 자베즈와 협력한다는 스킴도 변함이 없다. 2개 PEF 중 하나로 현대상선과 현정은 회장 및 특수관계인 보유지분을, 다른 하나로 자베즈 등의 소유분을 매입하게 되는데 두 번째 펀드에서 오릭스와 자베즈가 Co-GP(공동운용사)를 담당할 예정이다.
이처럼 구조를 복잡하게 짠 이유는 현대그룹이 과거 현대증권 주식을 기초로 재무적 투자자(FI)들과 맺은 TRS(Total Return Swap·총수입스왑)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TRS는 투자자가 손실을 볼 경우 이를 보전해주는 신용파생금융상품으로, 역으로 투자한 가격 대비 높은 수익을 얻으면 현대가 일정량을 배분받는다. 오릭스는 현대증권 매각을 포함,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던 그룹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TRS 구조를 일부나마 살려가고자 한 것. 같은 이유로 TRS 계약 당시 펀드 운용을 맡았던 자베즈에게 GP 권한을 나눠준 것이다.
일각에선 이 TRS가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차우선협상자인 파인스트리트 측에서 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TRS는 오릭스가 이번 거래에서 새로 설정한 조건이 아니다. 이보다는 '기존 구조를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취지였다. 만에 하나 이슈가 된다 해도 TRS가 걸려 있는 펀드에서 오릭스만 빠져 나오면 그만이다. 즉 두 번째 펀드의 경우 Co-GP가 아닌, 자베즈 단일 GP로의 구조 변화도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오릭스는 TRS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뿐더러, 현대증권에 대한 지분율도 자베즈보다 여전히 높아 대주주 심사시 변수가 되지 않을 공산이 높다는 분석이다.
거래 관계자는 "중간에 구정 연휴가 끼었다 보니 '상황을 봐가며 계약 타이밍을 조율하자'는 얘기는 공공연히 있어 왔고, 매각 작업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현재 오릭스-자베즈 컨소시엄이 모집한 LP(출자자)들이 투자심의위원회를 준비하는 단계로, 오릭스는 예정대로 오늘(2일)부터 새로운 우선협상권을 부여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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