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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정기평가, '강등'보다 무서운 '경고' 연중 내내 상시평가 지속…신용등급 하방 압력 여전

황철 기자공개 2015-04-24 11:40:11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3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정기신용평가에서도 건설사는 재평가 대상 1순위였다. 한국기업평가는 일찌감치 건설사 신용등급 적정성 검토의 9부 능선을 넘었다. NICE신용평가도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이 농후한 고위험 기업부터 결과를 정리·공표하고 있다.

벌써 KCC건설·계룡건설산업·한진중공업 등 3개 기업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포스코건설·SK건설의 신용등급에는 '부정적' 전망이 붙었다. NICE신평과 한국신용평가의 건설사 정기평가가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후 신용도 저하 기업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꾸준히 건설사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져 왔기 때문에 정기평가 결과를 건수 등 숫자로만 제단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요한 것은 국내외 상황을 감안할 때 건설업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연중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정평 이후에도 상시적인 신용도 조정을 예견케 하는 대목.

◇ 정평 초반, 3개 기업 강등..2개사 부정적 전망

한국기업평가는 현재 17개 건설사의 정기신용평가를 마쳤다. 계룡건설산업 한 군데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고 SK건설에는 '부정적' 꼬리표를 새로 달았다. 지난해 정기평가에서 무려 6개 건설사의 등급 강등과 3개사에 '부정적' 전망을 달았던 때와 단순 비교하면 조정 규모는 다소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 2014년 예상 실적을 선반영해 대림산업·GS건설·한신공영 등 5개 기업의 신용등급이나 전망을 미리 조정한 영향이 크다. 여전히 건설사의 저승사자로 불릴만한 엄격한 잣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

NICE신용평가도 올해 보수적 평정을 잇달아 내놓으며 건설사를 떨게 하고 있다. KCC건설, 계룡건설산업, 한진중공업의 등급을 강등했고 포스코건설과 SK건설의 신용도에도 흠집을 냈다.

KCC건설은 지난해 한기평이 A-로 강등한 후 NICE신평을 새로운 신용등급 의뢰기관으로 삼아 유효등급의 재상승을 이끈 바 있다. 당시 단돈 1억 원짜리 사모채를 발행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NICE신평의 결정으로 이 같은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특히 NICE신평은 업계 최우량사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에까지 '부정적' 전망을 나홀로 붙여 놓았다. 포스코 등급 강등에서 볼 수 있듯 그룹 전반의 신용도에 의문부호를 달았고, 계열 물량 감소와 해외 토목공사 손실 지속 등 자체적인 재무역량도 떨어졌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자체신용도(독자신용등급) 공개를 염두에 두고 계열 지원 가능성과 자체 재무요소에 대한 평가를 더욱 깐깐하게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건설의 부정적 전망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

이같은 기조를 감안할 때 NICE신평이 향후 한기평 이상의 강도 높은 평정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6개월 안팎 '부정적' 전망이 붙은 GS건설·태영건설·한신공영의 신용등급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

특히 GS건설의 경우 한기평이 이미 A0 등급으로 강등해 NICE신평이나 한신평의 결정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의 판단에 따라 유효등급 재상향 여부가 걸려 있기 때문. 하지만 빅 배쓰(big bath) 이후에도 지난해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고 현금흐름도 꼬여 있어 하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NICE신평이 제시한 하향 검토 조건 '연결 기준 EBIT/매출액 2.5% 하회'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 관련 지표는 불과 0.5%에 머물었다.

◇ 비우호적 사업 환경 지속, 신용도 하락 기조 이어질 듯

건설업의 경우 과거에도 알 수 있듯 정기평가 자체가 상대적으로 큰 이벤트는 아니다. 사실상 연중 내내 신용도 감시가 지속되고 등급 관련 조정도 이뤄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조정 건수로 나타나는 수치보다 향후 신용등급의 방향성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 한기평은 이와 관련해 상당히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최근 분양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공급물량 증가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것. 또 공공부문의 경쟁심화와 해외사업의 수익변동성 확대로 당분간 건설업 신용등급의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감안할 때 국내 건설사 신용도의 방향성은 여전히 연중 내내 아래쪽을 향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부정적' 전망만 달고 신용등급 유지에 성공한 기업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뜻.

한기평은 "건설업 전반의 부진한 업황과 내재한 불안 요소가 실적과 신용등급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비우호적 사업환경 지속으로 건설업체의 영업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정기평가 완료 이후에도 각 업체별 영업수익성 방어 능력과 자산매각 등을 통한 금융비용 절감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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