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1.2조' 풍산, 자금수급 꼬이나 단기차입금 6000억·현금자산 55억…자본시장 신뢰도 추락
임정수 기자공개 2015-04-30 13:15: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30일 08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풍산이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공시 요구로 회사채 발행 일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자금 수급에 적신호가 켜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년 내에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은 6000억 원을 넘어서는데 반해 현금성자산은 55억 원에 불과해 유동성 상황이 좋지 않다. 이번 사태로 자본시장에서의 신뢰도까지 추락하면서 차입금 만기 대응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풍산의 회사채 발행 대표주관을 맡은 SK증권은 수요예측에 참여한 투자자들과 수요예측 재실시 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풍산의 1분기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에서 결정된 금리 수준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사가 확고할 경우 청약 일정만 미뤄질 뿐 수요예측은 다시 하지 않아도 된다. 이 경우 5월 초면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투자 의사를 철회하거나 금리 재조정을 요구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일정을 정해 수요예측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 수요예측을 재실시할 경우 빨라야 5월 중순이 지나야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회사채 발행은 5월 말이나 돼야 이뤄진다.
이 때문에 풍산의 자금 수급이 꼬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풍산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6월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700억 원을 상환하고, 오는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 단기차입금과 기업어음(CP) 300억 원을 갚을 예정이었다.
회사채 차환까지는 아직 1개월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어 여유가 있다. 하지만 당장 30일 만기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은 차환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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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014년 말 현재 풍산의 현금성자산은 55억 원 정도에불과하다. 차입금은 1조 2000억 원을 넘어선다. 1년 이내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과 사채만 6000억 원에 달한다. 단기로 롤오버(roll over)되는 단기차입금이 4000억 원을 넘어선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풍산의 단기차입금이 과도하게 많은데 반해 유동성 상황이 녹록지 않아 자금 수급 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뢰도 추락도 문제다. 풍산이 급격한 실적 악화를 인지하고도 회사채 발행 일정을 앞당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풍산은 오는 6월 18일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차환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차환 일정상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발행 일정을 1분기 실적이 나오기 전인 4월로 정한 게 미심쩍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해 수요예측을 다시 한다 하더라도 투자자를 제대로 모을 수 있을 지 미지수"라며 "풍산 회사채 투자자 뿐만 아니라 CP 투자자들도 리스크관리 모드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풍산이 1분기에 실적마저 적자로 돌아서면서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며 "풍산과 회사채 주관사인 SK증권이 수요예측을 다시 하지 않도록 투자자들을 잘 설득하지 않으면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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