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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회사 '태웅', 경영권 승계 가속도 붙나 두 아들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배당으로만 현금 총 26억원 챙겨

김동희 기자공개 2015-05-12 08:24:01

이 기사는 2015년 05월 08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금속 단조 생산기업인 태웅이 허용도 회장의 두 아들이 대주주로 있는 특수관계사에 일감을 몰아주며 경영권 승계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큰 아들인 허욱 상무가 지분 55.8%를 갖고 있는 태웅에스엔티는 태웅이 생산한 단조 제품을 절삭해주면서 전체 매출액의 30%에 달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막내 아들인 허완씨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태상도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태웅을 통해 달성한다. 여기에 매출액의 절반 가량은 태웅으로부터 매입한 단조제품을 재가공해 제품이나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아버지 회사인 태웅을 통해 두 아들이 대주주로 있는 태웅에스엔티와 태상이 차곡차곡 현금을 쌓고 있는 것이다. 회사로 들어온 자금은 다시 자식을 위한 경영권 승계에 활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태웅에스엔티는 슬라브, 후판 등의 철강제품 절단 판매와 원판 유통, 기계부품 가공업을 영위하고 있다. 허용도 회장의 장남인 허욱 상무가 지분 55.8%로 최대주주다. 나머지 지분의 대부분은 허용도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태웅에스엔티는 지난해 달성한 402억 원의 매출 가운데 122억 원을 모기업인 태웅을 통해 올렸다. 전체 매출의 30%에 달하는 규모다. 단조 제품의 절삭 등 외주가공비로 109억 원을, 해외에서 수입한 플레이트(원재료) 판매로 13억 원을 벌었다. 태상은 2013년에도 태웅으로부터 외주가공비로 87억 원을, 원재료 매출로 63억 원을 거둬들였다.

이를 통해 태웅에스엔티는 태웅보다 훨씬 높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태웅에스엔티는 지난해 영업이익 50억 원에 당기순익 30억 원을 달성했다. 2013년에도 영업이익 41억 원에 당기순익 28억 원을 기록했다.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12.7%에 달한다. 아버지 회사인 태웅의 영업이익률이 2%인 것을 감안하면 알토란 같은 캐시카우를 자식이 갖고 있는 셈이다.

태웅에스엔티가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허욱 상무 역시 짭짤한 현금을 챙겼다. 허 상무는 2013년까지 배당을 받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는 11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 이익을 실현했다.

막내아들 허완씨가 최대주주(지분율 100%)인 태상의 내부거래는 더 활발하다. 태상이 지난해 올린 매출(522억 원)의 25%(131억 원)를 태웅을 통해 달성했다. 태웅이 풍력 등 자유형단조 납품을 수주하면서 10톤이하의 수주 물량은 태상으로 일감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태웅이 만든 단조제품을 태상에 공급해 마진을 붙여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전체 매출의 46%인 241억 원에 달한다. 태웅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가공한 뒤 더 높은 가격에 상품으로 팔아 이익을 취했다. 태상은 이 같은 거래에 힘입어 영업이익 33억 원에 당기순익 15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6%로 태웅(2%) 보다 더 높았다.

막내아들 허완씨도 형인 허욱씨와 마찬가지로 현금을 확보했다. 모처럼 배당을 실시해 15억 원을 챙긴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조회사인 태웅도 다른 오너기업과 같이 자식들에게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경영권 승계작업을 진행하는 것 같다"며 "당분간 두 아들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욱 상무와 허완씨가 배당으로 받은 자금은 태웅의 경영권 승계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68세인 허영도 회장은 여전히 태웅의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점점 자식들에게 사업을 물려줘야 할 시기가 다가 오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허영도 회장은 두 아들에게 태웅에스엔티와 태상의 최대주주 지위를 물려준 이후 이렇다 할 경영권 승계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태웅 관계자는 "시기는 모르겠지만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태웅을 통한 태웅에스엔티와 태상의 거래를 경영권 승계로 보는 것은 확대해석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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