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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삼성 '반대표' 얼마나 모았나 외국인 절반 이상 확보 땐 합병무산…소액주주 캐스팅보트

길진홍 기자공개 2015-07-15 08:00:56

이 기사는 2015년 07월 13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 합병을 반대하고 나선 엘리엇은 우호 지분을 얼마나 확보했을까. 오는 17일 합병 결의를 위한 주주총회에서 초접전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합병 불공정성을 주장해 온 엘리엇을 중심으로 한 반대표 결집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물산이 주주총회에서 엘리엇 공세를 막아 내고,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출석주주의 3분의 2(전체주주 3분의 1 찬성)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반대로 엘리엇이 3분의 1 이상의 표를 확보하면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삼성물산 주주 현황

삼성물산은 주주 참석률이 70%일 경우 46%, 80%일 땐 53%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엘리엇이 이번 합병을 무산시키는 데 필요한 유효한 득표수는 각각 26%, 23% 이상이다. 삼성물산이 우군 2명을 확보해야 하는 데 반해 엘리엇은 1명을 필요로 한다.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으로 기울면서 승부의 추가 원점으로 돌아왔지만 엘리엇이 여전히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지분 7.12%를 보유한 3대주주다. 삼성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 지분 13.82%, 국민연금 11.21% 다음으로 많다. 추가로 20%가량의 지분을 확보할 경우 합병을 무산시킬 수 있다. 이미 의사결정을 끝낸 외국인 투자자(26.41%)들이 엘리엇 편에 설 경우 승부는 싱겁게 끝난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합병 수혜자인 제일모직 주식을 보유한 곳도 많아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엘리엇은 보도자료를 통해 수 천 만주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총회를 겨냥한 여론몰이일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엘리엇은 최소 6.4%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관측된다. 엘리엇이 주장하는 우호지분을 최소 1000만 주로 가정할 경우 삼성물산 발행주식(약 1억 5600만주)의 6.4%에 달한다.

기존 보유 주식에 더하면 반대 지분은 약 13.5%가 된다. 여기에 13%를 추가하면 합병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가(11.05%) 모두가 삼성 편에 선다고 해도 소액주주(24.43%)와 외국인 투자자(26.41%)로부터 13%를 추가로 가져올 경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 2곳 중 1곳이 엘리엇 편을 들 경우 합병 무산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엘리엇이 보유했다고 주장한 지분을 최소 수치로 잡은 것으로 실제 지분 확보 부담은 훨씬 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엘리엇은 실제 내부적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승산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 참석률에 맞춰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는 경우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모두 합병에 찬성하는 경우 △국내 소액주주가 모두 합병에 찬성하는 경우 △외국인 투자자 일부가 이탈하는 경우 등의 상황을 가정해 표 계산을 끝냈다는 관측이다. 이미 국제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 권고를 토대로 캐나다 연기금(0.21%)과 네덜란드 연기금(0.35%) 등은 공식적으로 합병 반대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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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13일 주요 종합일간지에 게재한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위임 권유 광고>

표 대결에 불리한 삼성물산으로서는 소액주주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엘리엇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소액주주 지분의 3분의 2이상을 확보해야 승산이 있는 표 대결을 펼칠 수 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 설득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엘리엇이 제안한 현물 배당과 중간 배당 개정안 요구도 삼성물산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엘리엇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역시 참석주주 3분의 2 동의를 얻어야 한다. 엘리엇은 최대 50%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다수의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합병 동의를 전제로 배당 확대에 찬성하고 있고, 외국인 주주들도 이해득실 차원에서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엘리엇을 비롯한 외국인투자자와 국내 기관투자가(국민연금 제외)들의 지분을 더한 수치는 모두 44.58%이다. 이는 개정안 통과 요건에 근접하는 수치이다. 소액주주 전체가 삼성물산 편을 들어줘야 정관 개정을 막아낼 수 있다.

삼성물산으로서는 소액주주 1표가 절실한 상황이다. 막판까지 소액주주를 상대로 합병 찬성표를 얻어내고, 정관 개정 저지를 얼마나 설득하느냐에 이번 승부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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