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삼성물산 출범…'이재용 시대' 열었다 전자 지배 강화, ‘포스트 이건희' 구축 첫 단추
길진홍 기자/ 박창현 기자공개 2015-07-17 16:12:21
이 기사는 2015년 07월 17일 13: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은 강했다. 삼성물산 합병을 둘러싼 삼성과 엘리엇의 전쟁이 결국 삼성의 승리로 돌아갔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통합법인 성사로 삼성은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친정체제 구축의 첫 단추를 꿰고, 포스트 이건희 시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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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34조원 규모의 통합 삼성물산은 건설과 식음·레저 패션, 바이오 등을 결합한 종합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의·식·주·휴·바이오' 선도기업을 표방한 통합 삼성물산은 2020년 매출 60조 원, 세전이익 4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사부문 네트워크와 제일모직 마케팅 능력 등을 활용해 매출부문에서 약 6조 원의 시너지 창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번 통합으로 추가되는 바이오 부문은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통합 삼성물산은 또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로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과 함께 3대 축을 구성하게 된다. 그룹 지배구조는 한결 깔끔해졌다.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으로 이어진 순환출조 구조가 '新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게 됐다.
무엇보다 삼성 경영권 승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합병으로 지분율이 줄게 되지만 핵심 계열사를 끌어안게 됐다. 이 부회장은 합병법인 보유 지분율이 23.2%에서 16.5%로 줄어든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4.1%) 등의 지분을 간접적으로 확보해 실질 지배력은 더욱 높아진다.
통합법인 출범으로 이 부회장은 승계 구도를 짜는데도 상당한 여유를 갖게 됐다. 통합 삼성물산 외형 증대와 맞물려 다양한 지배구조 밑그림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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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소유의 삼성SDS 등의 지분을 통합법인에 현물출자하거나, 주식을 추가 매입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를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해 통합법인과 합치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지배구조 강화 차원에서 후자가 더욱 효과적이다. 지주 분할과 합병으로 이 부회장이 통합법인 지분을 늘리고,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
특히 통합법인이 삼성전자 지주부문과 합병으로 보유하게 되는 삼성전자 주식가치와 맞먹는 자산을 확보하면 지주사 전환 요건(총 자산의 50% 이상이 자회사 지분)을 무력화할 수 있다. 지주사 전환과 이로 인한 금산분리 이슈 등을 피해가는 길이 열린다.
증권업계는 자산 34조 원의 통합법인이 삼성전자 자사주 12.2%를 가진 분할법인과 1대1 합병을 단행할 경우, 그룹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통합법인을 중심으로 한 데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너일가 지분 현물출자와 계열사 보유 주식 취득으로 통합법인에 최대 30%의 삼성전자 지분을 결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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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통합법인 지분율이 21%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영향력을 대폭 확대하고, 실질 지배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하지만 단기간 내 급격한 지배구조 변화를 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통합법인의 시장 안착에 주력하면서 중장기간 지배구조 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그룹은 특히 이번 합병 과정에서 제시한 '거버넌스 위원회'의 독립성 강화와 배당 증대 등 주주 친화정책을 이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합병법인 시너지를 창출해 기업가치를 올려 스스로 합병의 정당성을 증명해야 한다. 당분간 통합법인 수장으로서 이 부회장의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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