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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루브리컨츠 IPO, 중단일까 연기일까 모회사 재무 개선 등으로 급한 불 끈 듯…윤활유 실적 회복 시 재추진 가능성도

민경문 기자공개 2015-07-24 09:52: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3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가 상장 작업을 중단했다. SK루브리컨츠의 실적 부진을 고려할 때 당초 기대한 밸류에이션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중점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이 올 들어 흑자로 돌아서면서 재무 여력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자회사 상장의 필요성을 떨어뜨린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SK루브리컨츠의 윤활유 사업 실적 등이 회복될 경우 다시 IPO를 타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3일 "SK루브리컨츠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지난 5월 14일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지만 최종적으로 22일 상장추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로의 경영권 매각 무산 이후 IPO재추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결국 자진 포기를 결정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근 윤활유사업의 일시적인 실적 부진 상황에서 적절한 기업가치 평가가 어려울 수 있다"며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SK루브리컨츠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7087억 원, 426억 원으로 전년대비 감소했다. 유가급락에도 지난해 3000억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밸류에이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지금으로선 상장이 이뤄져도 시가총액 2조 원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계열 전체적으로 상반기 성과 개선 및 차입금 축소가 이뤄져 재무구조가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굳이 무리해서 자회사 상장을 꾀할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 동안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무리해서 SK루브리컨츠 상장을 추진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SK이노베이션이었다. 구주매출을 통해 최소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지난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 흑자로 다시 돌아섰고 2분기에도 시장 기대를 상회하는 수준의 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정제마진 개선이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달 초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넥슬렌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등 차입금 감축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디스는 관련 거래 절차가 완료될 경우 SK이노베이션에 연결기준으로 약 5000억 원 규모의 순현금 유입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IB업계에서는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중단이 예상된 결과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영권 매각 등 투트랙 전략 추진으로 거래소를 포함한 IPO시장 참여자들의 신뢰가 추락했고 결국 상장을 강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상장 주관사단에서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시장에 MBK파트너스로의 경영권 매각 가격이 노출됐기 때문에 목표 공모가를 산정하기도 쉽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이 거래소에 "향후 SK루브리컨츠 경영권을 매각하지 않겠다"라는 확약을 줄 수도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상장을 중단해도 SK루브리컨츠 IPO는 향후에라도 언제든 쓸 수 있는 카드일 것"이라며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재무 구조가 안정화되고 SK루브리컨츠의 실적이 다시 회복될 경우 오히려 명분을 가지고 IPO를 다시 추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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