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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신평 설립, 찬반 양론 팽팽 [제4신평사 설립 ]②신용평가 신뢰도 저하, 등급인플레 조장 vs 기득권의 자기방어적 기우

황철 기자공개 2015-08-17 09:45: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1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규 신용평가사의 설립 논의는 금융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는 일명 '금요회'를 통해 진행돼 왔다. 메이저 신용평가 3사를 제외한 증권사,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협회, 상장회사협의회 등 대부분의 참가자가 취지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역시 신중론을 펼치면서도 대의에는 동감한다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나타내 왔다.

그렇다고 기득권을 쥐고 있는 기존 신평사와 다수 시장참가자 간의 대결 구도로 몰아가기에는 성급함이 있다. 30년간 제대로 된 논의를 진행하지 못했던 신규 신평사 진입 자체가 몰고 올 파장에 대한 우려 역시 시장 전반에 깔려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제4 신용평가사 논의는 각기 다른 시장참가자의 이해관계로만 접근할 수 있는 문제는 분명 아니다. 그간 신규 신용평가사의 설립을 두고 팽팽한 의견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 기존 평가 3사의 주장과 반박 논리는?

기존 평가 3사를 중심으로 한 신규 신평사 설립에 부정적인 이들의 주장은 대략 3가지로 집약된다. 신규 평가사의 역량 부족으로 신용평가 자체의 신뢰도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게 첫 번째다. 또 후발 주자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등급쇼핑과 같은 악습을 재현할 수 있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존 평가 3사의 경영실적 악화로 신용평가 선진화를 위한 자발적 노력이나 동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좀더 현실적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제4 평가사 진입을 옹호하는 집단에서는 이들의 논리를 그대로 반박하고 있다. 신용평가의 신뢰도 문제만 해도 그렇다. 신규 신평사 진입 논의의 시발점 자체가 기존 메이저 3사의 평가 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불신 때문이었다는 것.

특히 신규 평가사의 정보제공 등에 대한 질적 판단은 시장에서 결론지어야 할 문제일 뿐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신규 평가사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못할 경우 자연스럽게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규 평가사가 등급 인플레를 조장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기우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메이저 3사의 독과점 체제에서 미약한 인지도를 가진 후발 주자가 당장의 금전적 이득만을 위해 평판훼손을 자초하며 등급쇼핑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는 이야기다.

시장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 3사와는 다른 평가논리와 방식을 제시하는 게 상식적 행동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예를 들면 기존 발행자 의뢰 평가를 벗어나 투자자 기반의 영역을 개척하려면 오히려 보수적 평가에 나서야 한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또 복수 평가등급 중 낮은 것이 유효신용등급으로 인정받는 회사채 시장 속성상 후발 주자가 등급 인플레를 전략으로 삼는 것은 지극히 비현실적 발상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 경쟁 촉진을 통한 선순환 구조 가능할까

기존 메이저 3사의 경영실적 악화로 자발적 신용평가 개선 노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 역시 지나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규 평가사의 경우 상당 기간 매출을 늘리기 보다는 시장 인지도와 신뢰 구축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단기적으로 기존 3사의 경영실적을 저해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미국의 사례에서도 신규 평가사의 진입 확대 이후 메이저 평가 3사(무디스, 피치, S&P)의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수익성의 타격은 없었다. 오히려 하이일드 등 회사채 시장의 활동성이 강해져 평가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무디스 등 글로벌 메이저 3사의 경영실적은 실제로 크게 개선됐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의 실패는 국내 회사채 시장이 처한 현실처럼 양극화를 조장해 전체적인 시장 위축을 조장한다"라며 "글로벌 평가업계의 경우 대대적인 개혁 작업과 신규 신용평가사와의 경쟁촉진으로 회사채 시장의 확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규 평가사는 결국 회사채 시장의 저변 확대와 평가 수요의 기반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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