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신격호 비서실'도 장악했나 [롯데 왕자의 난]'영원한 비서실장' 김성회 사임, 후임 이일민 전무 '파격 인사'
연혜원 기자공개 2015-08-13 08:17: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2일 18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23년 간 보필했던 김성회 롯데그룹 정책본부 비서실장(전무)이 사의를 표명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친위대로 불리는 정책본부 내에서 비서실은 신 총괄회장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만큼 김 전무의 사임은 의미하는 게 적지 않다.1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김성회 전무는 어제 날짜인 11일자로 회사를 떠났다. 김 전무는 오래 전부터 건강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으나 신격호 총괄회장의 만류로 비서실장 직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표가 수리되면서 후임인 이일민 전무가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김 전무는 롯데그룹 내 최고령(72세) 임원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최측근 인사였다. 신 총괄회장이 잠행경영 때 유일하게 대동했던 임원도 김 전무였다.
김 전무가 이끄는 정책본부 비서실은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그룹 내 최고실세로 꼽혔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서서히 신동빈 회장 체제로 바뀌면서 비서실은 점점 정책본부 내에서 고립돼 갔다.
비서실이 고립되며 새로운 실세로 떠오른 건 운영실이다. 신 회장의 최측근인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이 실질적인 비서실장 역할을 수행했다. 황 사장은 2009년부터 '신동빈 비서실장'이라고 불렸을 정도다.
김 전무의 사임은 정책본부가 완전히 신 회장에게로 기울었음을 의미한다. 김 전무가 사의를 표하며 정책본부 내에서 유일하게 신 총괄회장의 편에 서있던 비서실까지 사실상 신 회장 체제 아래 놓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전무의 사임은 이번 경영권 분쟁이 주요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김성회 전무가 건강상의 이유로 1년 전부터 사임을 고려하며 사실상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며 "특히 이번 경영권 분쟁이 김 전무로 하여금 결단을 서게 만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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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김 전무가 사의를 표명한 이후 바로 밑의 류제돈 전무가 아닌 이일민 전무가 신임 비서실장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다. 류 전무는 김 전무와 함께 신 총괄회장을 보필했던 인물로 정책본부가 신설되기 전 비서실의 모태인 부속실에서부터 김 전무와 함께 신 총괄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따라서 신 총괄회장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류 전무를 제외하고, 이 전무가 비서실장으로 선임된 것으로 보인다.
신임 비서실장으로 취임한 이일민 전무는 2008년부터 비서실에서 근무한 인물로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을 번갈아 보좌했다. 류 전무는 본래 신 총괄회장을 보필했지만 올 초부턴 신 회장을 전담해서 보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 밑에 있던 정영철 비서실 이사(상무보)는 현재 신 회장을 보필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성회 전무의 사임과 비서실장 교체는 신동빈 회장의 사람들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영역까지 장악했다는 뜻"이라며 "그룹 내 창업주의 사람들이 거의 남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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