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페이, 성공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은 지원 단말기 확대, 유사 서비스 경쟁·견제, 이용동기 유인 등 숙제
정호창 기자공개 2015-08-24 08:33: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1일 09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강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 페이'가 정식 출범했다. 시장 경쟁 심화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삼성전자가 분위기 반전을 위해 꺼내든 비장의 카드다.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지원 단말기 확대와 유사 서비스와의 경쟁 극복, 소비자 유인 등의 숙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삼성 페이'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하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 페이는 신용카드를 긁는 대신 스마트폰을 카드 결제기에 터치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과 NFC(근거리 무선통신) 방식을 모두 지원해 일반 신용카드 결제기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범용성을 장점으로 갖고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 카드사와 제휴를 완료해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대부분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국내에 이어 미국에서 오는 25일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약 한 달간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은 후 다음 달 28일 정식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맞수인 미국 애플도 지난해 10월 '애플 페이'라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출시한 상태라 미국 시장에서 두 회사의 경쟁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 상태에선 삼성 페이가 NFC 방식만 지원하는 애플 페이에 비해 범용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NFC 결제 단말기 보급이 확대될 경우 고객 충성도가 높은 애플에 역전을 허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제 방식의 범용성을 무기로 내세웠지만 삼성 페이의 약점은 지원 단말기가 고가 모델에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 삼성 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종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 갤럭시노트5 등 4종에 그친다. 삼성전자의 최고가 라인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로 삼성 페이 이용 후보군이 제한되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향후 출시하는 스마트폰 대부분에 삼성 페이를 적용할 예정이나 최근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어 삼성 페이의 빠른 대중화를 장담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우후죽순격으로 앞다퉈 등장하고 있는 타 모바일 결제 서비스와의 경쟁도 삼성 페이 안착을 방해할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만 네이버, 다음카카오, SK플래닛, 신세계그룹 등이 내놓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10여 종이 넘는다.
특히 오는 10월 구글이 '안드로이드 페이'라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라는 점이 삼성 페이에게는 최대 위협요인이다. 삼성 페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통해서만 이용이 가능하지만, 안드로이드 페이는 구글의 스마트폰 운용체제(OS)를 사용하는 단말기에서는 모두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비록 안드로이드 페이가 애플 페이와 마찬가지로 NFC 방식만 지원한다는 약점을 갖고 있긴 하지만 구글의 영향력 등을 감안하면 NFC 결제 단말기 보급 속도가 전보다 크게 빨라질 것으로 예상돼 삼성 페이의 최대 무기인 '범용성'을 따라잡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페이가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대부분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이용에 제한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대표적으로 현재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의 가맹점에서는 삼성 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
'SSG페이'라는 독자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내놓고 사용자를 넓혀 가려는 신세계그룹이 삼성전자와의 제휴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주유업종이나 일부 POS단말기에서도 삼성 페이 사용이 제한된다.
삼성 페이가 신용카드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하지 않고 통신을 통해 1회용 가상카드번호를 받아 결제를 진행하기에 부분 취소나 신용카드 포인트 적립·할인·사용 등이 어려운 점도 소비자의 이용동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가장 큰 숙제는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을 어떻게 바꾸느냐이다. 삼성 페이가 지갑을 휴대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성을 제공하지만 아직 교통카드나 현금인출 기능 등이 미약해 지갑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처음 접해 보고 여러 이용자들이 신기함과 호기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계산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아직은 압도적이다. 삼성전자가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열고 사용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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