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0월 16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방그룹이 지주사 전환 마지막 관문인 현물출자 유상증자 절차에 돌입하면서 오너 2세들간 계열분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남 중심으로 지배 체제를 새롭게 구축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제간 계열분리 수순도 밟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부방그룹 지주사인 ㈜부방은 지주회사 요건 충족을 위해 사업회사 '쿠첸' 지분 공개 매수에 나섰다. 공개매수 예정 수량은 쿠첸 보통주 300만 주며, 매수 가격은 주당 2만 7300원으로 결정됐다. 공개 매수는 다음달 20일부터 12월 9일까지 진행된다. 현재 쿠첸 지분 5.71%를 갖고 있는 ㈜부방은 예정 공개매수 물량을 모두 확보할 경우, 지분율을 33.79%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부방은 공개매수 대가로 쿠첸 주주들에게 자기 주식을 부여할 계획이다. 자회사 주식을 넘기고 모회사 주식을 현물로 받는다는 점에서 '주식 스와프(SWAP)'로 불린다. 예정 신주 발행 규모는 1152만 여주다. 현재 발행 주식이 2435만 여주인 점을 감안하며 주식 수가 50% 가량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이제 시장의 이목은 오너 2세인 이대희 쿠첸 사장과 이중희 제이원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에 쏠리고 있다. 장남이자 적통후계자인 이대희 사장은 유상증자 참여가 확정적이다.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주사 ㈜부방 주식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대희 사장은 올 10월 기준으로 18.32%의 ㈜부방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유 쿠첸 주식을 모두 ㈜부방 주식으로 바꾸면 지분율이 33.4%까지 오르게 된다. 부방그룹 계승자로서 확실하게 그룹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율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차남 이중희 대표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중희 대표도 ㈜부방과 쿠첸 지분을 모두 12% 넘게 보유하고 있는 핵심 주주다. 쿠첸 공개매수 수량이 300만 주로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이중희 대표가 유증에 참여하게 되면 이대희 사장의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해 진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오너 2세들 간 교통정리가 확실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불확실한 지배구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이미 오너 일가 내부적으로 형제간 계열분리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장남이 쿠첸과 부산방직 등 그룹 주력사를 맡고, 차남이 일부 알짜 계열사를 가져가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방그룹 지주사 전환은 장남 이대희 사장 독자 경영 체제 구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차남이 자연스럽게 유상증자에 빠지면서 계열분리 수순을 밟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