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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美 금리인상' 된서리 맞나 식품·화장품 등 업종별 희비 갈려, '소비위축' 단기충격 불가피

길진홍 기자공개 2015-12-18 08:30:32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7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환율 상승 등에 따른 원재료 수입 부담과 소비심리 위축 등 단기적인 악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면 경기 불확실성 해소와 정부의 내수활성화 정책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화장품 등 수출기업들의 경우 달러 강세로 이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들은 미국 금리인상 등의 주요 변수를 토대로 내년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이미 사업계획 수립을 마친 곳도 일부 있으나 대부분 내년 1월께가 돼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올해 두 차례 사장단 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 방향을 구상했다. 이달 초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전망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롯데 측에 따르면 사전에 시장에 충격이 반영됐고, 자금 운용 측면에서 비용 증가 요인에 대한 헷지로 재무적인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등 해외 사업은 현지화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 1월 중순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내년 대규모 투자를 검토 중인 신세계그룹은 외부 조달비용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증축에 이어 부산 센텀시티 B부지 신축, 김해점과 하남점 오픈 등이 예정돼 있다. 이르면 내년 4월 말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에 시내면세점을 연다. 사상 최대 규모인 3조 3500억 원의 투자를 계획 중이다.

미국 금리인상 영향으로 국내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이자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융비용 증가에도 불구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투자 환경 개선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저성장 고령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을 크게 우려했으나 정부 내수 활성화 정책으로 그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에서 곡물을 수입가공해서 판매하는 식품업계는 원화 약세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환율이 오를 경우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CJ제일제당과 대상, 농심, 풀무원 등이 원재료를 직간접으로 수입해서 쓰고 있다.

일부는 회사채 시장 등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압박에도 대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을 검토 중으로 내부 재원을 축적하고 있다. 이 같은 자금운용 전략을 토대로 사업계획 수립을 마쳤다.

중국 등 해외 진출한 유통업체에 미치는 단기적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중화권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는 이랜드는 예정대로 중국 진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중화권 유통기업과 내년 1월에 포동과 포서를 잇는 상해 창닝지구 천산점에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몰을 개관한다. 오는 2020년까지 대만과 홍콩에서 복합관을 100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환율상승에 수혜주로 꼽히는 화장품업체는 다소 여유가 있다. 메르스 여파로 주춤했던 화장품 수출이 다시 늘어나면서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달러 강세와 맞물려 중국에 이어 미국 화장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일부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일반 소비재와 달리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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