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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감래' 삼성엔지, '이재용' 달고 반전 이룬다 [2016 승부수]2.7조 폭풍수주 '유증 효과' 기대...저가공사 지양 '내실성장'

김장환 기자공개 2016-01-08 08:29:3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6일 12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진감래' 삼성 임직원들이 2016년 새해를 맞아 회사와 가장 어울리는 단어로 꼽았다는 사자성어다. 지난해 '전화위복'에 이어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고 하니, 녹록지 않은 최근 경영 환경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하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삼성'하면 결코 떠올리기 쉽지 않았을 단어들이다.

지난해 삼성에 시련을 안겨준 굵직한 이슈들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의 어닝쇼크를 빼놓을 수 없다. 3분기에만 1조 3342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하며 단번에 자본잠식에 빠졌다. 한때 18만 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1만 2000원 선까지 떨어졌다. 대규모 유상증자와 사옥 매각 등 고강도 자구안까지 꺼내 들었을 정도다.

임직원들의 '고난'도 심했다. 올해 말까지 전 직원이 돌아가며 1개월간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여타 계열사에서 시작된 희망퇴직 바람에 휩쓸리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스스로들 위로하고 있다. 그룹사 인사에서 자리를 간신히 지킨 고위 임원들의 거취 역시 불투명하다. 당분간 이처럼 불안한 기류가 안팎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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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삼성엔지니어링과 멕시코 살라망카 계약식 현장. 제공-삼성엔지니어링

그러나 올 한해 삼성엔지니어링의 미래는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원으로 유상증자가 안정적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되고, 또 지난해 연말 시작된 잇단 수주 성과는 향후 안정적 성장 전망을 키우는 기제가 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그야말로 전화위복, 고진감래의 한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에만 해외에서 2조 7000억 원에 달하는 일감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외를 통틀어 신규 공사 수주액이 3조 2000억 원에 그쳤다는 점에서 보면 상당한 성과다. 2014년 신규 수주액(6조 3766억 원)에 비해서는 미흡했지만, 12월 한꺼번에 터진 수주 덕분에 그나마 한시름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오는 2월로 예정된 유상증자는 재무구조 개선뿐 아니라 삼성엔지니어링에 또 다른 긍정적 변화를 주는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주요 주주로 단번에 올라서게 됐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3000억 원을 들여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했고, 약 20%대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을 그야말로 '살리는' 카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사 오너가 주요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는 점은 그동안 업계에서 지속돼왔던 삼성엔지니어링을 향한 다양한 부정적 설들을 불식시키는 요인 역시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업부 정리, 매각 가능성 등 숱한 소문에 시달려왔다. 정작 오너 일가가 나서서 회사 지원을 결정했고, 또 주요 주주로 들어서게 된다면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이란 점은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주요 주주로 올라선다는 점은 과거 무산됐던 삼성중공업과 합병 기대감을 재차 키우는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을 위해서는 주가 회복이 필수적이다. 정작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여력 회복과 수주 소식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런 상황에서 오너가 주요 주주로 올라서면 상황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대규모 손실과 이로 인해 비롯된 이번 유상증자는 과거 무산됐던 합병으로 재차 나아가는데 큰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

비록 부진한 한 해를 보냈지만, 올해를 맞이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의 포부는 크다. 기본적으로 손익과 수주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고 내실있는 성장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 목표를 7조 600억 원, 영업이익 2280억 원으로 삼았다. 잇단 공기 지연으로 손실을 낸 현장들을 지난해 대거 정리한 만큼 결코 불가능한 꿈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매출 외형을 늘리기 위해 과거에는 경쟁력이 없는 분야도 들어갔지만, 이제는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끌어 가겠다." 신년을 맞이한 박중흠 사장이 밝힌 각오다. 그의 말처럼 내실 있는 성장에 보다 주력한다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올 한해 끝은 '장밋빛'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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