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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 기법?…씨티銀 자회사 M&A 또 논란 '임직원 80명 특별퇴직안' 놓고 OK저축은행과 주장 엇갈려

이승연 기자공개 2016-01-07 10:14: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6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5월부터 본격화된 한국씨티은행(씨티은행)의 한국씨티그룹캐피탈(씨티캐피탈) 매각 작업이 결국 해를 넘겼다. 보상 및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노사 간 접점을 못 찾은 탓이다. 이 과정에서 매각 주체인 씨티은행의 '기만전술'로 보이는 행동이 씨티캐피탈 노조와 인수예정기업인 OK저축은행 임직원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6일 씨티캐피탈 노조 및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씨티캐피탈 매각 협상을 진행해 오며 씨티캐피탈 임직원 및 노조에게 OK저축은행측이 약 200명의 씨티캐피탈 직원 중 80명의 특별퇴직을 요구해 왔다고 밝혔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씨티은행측은 OK저축은행측이 씨티캐피탈을 인수해 가면서 120명 이상의 임직원 고용승계를 부담스러워 하고 이에 따라 임직원 80명의 특별퇴직이 불가피하고 주장했었다.

씨티캐피탈 관계자들에 따르면 씨티캐피탈 노조는 최근 OK저축은행의 대주주인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이하 아프로)와 직접 대화를 해 왔다. 대화의 자리에서 아프로는 씨티은행측에 자발적인 선택을 요구했을 뿐 고용승계 인원 상하한선 제한을 둔 적이 없다고 밝혔던 것으로 전해진다. 직원들을 많이 수용할 경우 부서 배치전환이 불가피하다는 게 공식 입장이었지 임직원 중 얼만큼의 수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는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씨티캐피탈 노조 관계자는 "아프로는 80명이든 100명이든 인원 제한은 상관이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아프로가 정한 바 없는 80명의 특별퇴직은 씨티은행이 지어낸 말이었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씨티은행이 특별 퇴직 인원을 80명으로 정한 것은 수지타산 상 가장 많은 이득을 남기는 구조였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인수합병(M&A) 전문가는 "인원당 매각 대금이 정해졌다고 가정할 때 씨티은행에 가장 높은 수익을 안겨다 줄 수 있는 방안이 '80명 삭감'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조를 상대로 한 사측의 언행은 매각 협상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밖에 없고 씨티은행이 공식적으로 씨티캐피탈 노조에게 고용승계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기업 M&A를 추진하다보면 다양한 소문이 나고 소문이 마치 사실처럼 외부에 알려져 노조가 오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노조를 다루는 기법도 M&A의 한 기법"이라고 자주 말했었다.

하지만 씨티은행은 과거에도 언행 불일치 의심을 받으며 씨티캐피탈 노조의 원성을 샀던 터라 이번 논란은 당분간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줄곧 "노조 동의 없이 매각은 없다"고 주장해 왔으면서도 작년 12월 아프로와 신용대출(UPL) 자산 매각 계약을 기습적으로 체결한 데 이어 나머지 자산에 대해서도 보름도 안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러다 보니 노조를 포함한 씨티캐피탈 직원들은 공시된 매각가격 역시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월 노조의 반대로 매각이 무산됐을 때만 해도 내부적으로 추정되던 씨티캐피탈의 매각 가격은 900억 원이었다. 하지만 씨티은행은 불과 2달 후 씨티캐피탈의 신용자산만 2250억 원에 팔겠다고 공시했다.

씨티캐피탈 한 직원은 이에 대해 "공시된 가격은 2250억 원이지만 여러 단서 조항으로 인해 실질적인 매각가는 당초 알려진 800억~900억 원으로 추산된다"며 "결국 매각 대상과 금액은 지난 10월과 동일한 데 겉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해 노조를 압박하고 M&A의 당위성을 얻어 금융 당국의 원활한 승인을 이끌어 내려는 꼼수"라고 해석했다.


계속된 논란으로 씨티은행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노조는 씨티은행 보다 아프로와의 매각 협상에 더욱 비중을 둔 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시간·비용을 고려할 때 지금으선 아프로가 최선이라고 보여진다"며 "그간 씨티은행으로 인해 아프로에 대한 적지 않은 오해가 있었던 만큼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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