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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성동조선 연체기업 등록 '압박' 대여금 잔액 96억 상환 카드…성동조선, 자금운영 차질

강철 기자공개 2016-01-26 08:08:5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5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에서 빠진 우리은행이 남은 대여금 96억 원을 돌려받기 위해 성동조선해양을 연체 기업으로 등록했다. 연체 기업으로 등록될 경우 채권 상환 독촉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96억 원이 비협약채권인 만큼 성동조선해양이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성동조선해양은 우리은행이 채권단에서 빠졌기 때문에 변제와 관련한 사안을 채권단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동조선해양은 연체 등록으로 인해 협력사 대금 결제가 막히는 등 원활한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성동조선해양을 채무 상환 불이행에 따른 연체 기업으로 은행연합회에 등록했다. 성동조선해양이 잔여 채무 96억 원을 제때 상환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잔여 채무 96억 원의 발생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동조선해양은 2009년 초 선박 건조자금 조달을 위해 우리은행으로부터 1500억 원을 차입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당시 한국수출보험공사)가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그러나 성동조선해양은 2010년 급격한 재무구조 악화로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절차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차입금의 변제 의무가 한국무역보험공사로 이전됐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성동조선해양이 갚은 차입금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1150억 원 가량을 우리은행에 2014년 9월 상환했다.

다만 차입금 중 96억 원은 채무 상환의 책임이 없다고 보고 갚지 않았다. 성동조선해양이 96억 원을 정해진 용도 외적인 부분에 사용했고, 이에 따라 이 금액에 대해서는 대위변제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은행은 한국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성동조선해양에 96억 원의 조속한 상환을 촉구했다. 아울러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이 지난해 10월 성동조선해양에 720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반대매수 청구권을 행사하고 채권단에서 빠졌다.

성동조선해양은 우리은행이 채권단에서 빠졌기 때문에 잔여 차입금 96억 원의 상환 문제를 성동조선해양이 아닌 채권단과 논의해야 하는 문제로 보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이 우리은행에 갚아야 할 채무는 없다는 논리다.

반면 우리은행은 96억 원이 채권단 협약과 연관이 없는 채권인 만큼 성동조선해양이 갚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환을 독촉하기 위해 '연체 등록'이라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해 성동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수출인은행과 기타 금융기관은 우리은행에 '잘못된 행위'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 채권이 협약이냐 비협약이냐를 두고 채권단과 우리은행이 논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라며 "법적 소송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보이나 우리은행에서 성동조선해양을 압박하기 위해 연체등록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성동조선해양은 우리은행의 연체 등록으로 인해 원활한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음 발행,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B2B대출) 등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길이 막히면서 원자재 매입 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다. 당초 수립했던 자금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은행은 성동조선해양, SPP조선해양, 가야중공업, 동성화인텍 등 경남 통영시 주요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역할을 담당했던 안정공단지점을 이달 말 폐쇄한다. 우리은행이 나간 자리에는 농협은행이 대신 들어올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캐시플로우에 맞춰 협력업체, 관계사 등에 수입L/C나 전자어음을 결제해야 하는데 (연체 등록으로 인해) 당장 이번 달 말에서 다음 달 초까지의 자금 운영이 매우 어려워졌다"며 "채권 변제는 우리은행과 채권단이 조정해야 하는 문제다보니 성동조선해양이 대응할 수 있는 부분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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