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우證, 주가 동반 하락 '합병비율' 부담 주가 급락 대우證, 불리한 비율 우려…주주가치 훼손 논란 가능성 상존
김병윤 기자공개 2016-02-12 11:01: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1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주가가 합병 결의 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주가가 향후 합병비율 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주가 향방은 합병비율 산정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피인수자인 대우증권은 자본 규모나 시가총액 면에서 미래에셋증권을 넘어섬에도, 주가가 더 낮고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커 합병비율 산정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 최근 주요 상장사 합병 때 합병비율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합병 때도 주주가치 훼손 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있다.
지난 5일 대우증권은 797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24일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대우증권 주가는 현재까지 약 21%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지난 5일 1만 8450원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하락폭은 6% 정도다.
◇대우證 주가 하락폭 커…합병비율 산정 불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76조의 5(합병의 요건 방법 등)에 따르면 합병비율은 합병을 위한 이사회 결의일과 합병계약 체결일 중 앞서는 날의 전일을 기산일로 한 다음, 최근 1개월 평균종가, 1주일간 평균종가, 최근일 종가 등을 가중산술평균해 산정한다.
지난 5일 종가 기준으로만 봤을 때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비율은 1대 0.43 정도다. 미래에셋증권 주식 1주 가치를 100으로 봤을 때, 대우증권 주식 1주 가치는 43 정도라는 것.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주가 모두 현재 하락세에 있지만 대우증권의 주가 하락폭이 더 크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대우증권 주식 가치는 향후 더 낮게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합병 가격의 30% 범위 내에서 할인 또는 할증할 수 있지만 현재 주가 추이는 대우증권 입장에서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문제는 합병비율 산정 방식의 합리성이다.
대우증권의 순자산(총 자산-총 부채) 규모(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약 4조 4000억 원)가 미래에셋증권보다 1조 원 가량 크고 시가총액 역시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증권보다 4000억 원 정도 많다. 즉, 대우증권 가치가 미래에셋증권보다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단순 주식으로만 산정된 합병비율은 대우증권 주주 입장에서 불합리하게 여겨질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할 당시 합병비율은 우리투자증권 대 NH농협증권이 1 : 0.6867623이었다. 합병을 앞둔 2014년 4분기 말 기준 우리투자증권의 순자산 규모(3조 5120억 원)는 NH투자증권 순자산(8830억 원)의 4배 정도였고, 시가총액은 3배 정도 컸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경우에도 합병비율과 순자산·시가총액이 상당히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합병할 때는 더 큰 괴리감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합병비율, 주주가치 훼손 문제로 이어질 수도
지난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SK와 SK C&C,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굵직한 상장사들이 합병을 시도할 당시, 가장 큰 이슈는 합병비율이었다. 세 건 모두 합병비율이 불합리하다며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됐고, 국민연금은 ㈜SK와 SK C&C,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건에 대해서는 반대표를 행사했다.
현재 주가 추세를 고려하면 이번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합병 때에도 주주가치 훼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회사 가치를 담고 있다고 여겨 주식을 기초로 합병비율을 산정하지만 불합리한 측면이 많다"며 "비율 산정 기간 확대, 순자산·시가총액·멀티플 반영, 회사 자율 산정 등 합병비율 산정 방식을 보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합병이 된다고 해도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상당한 잡음이 일 수 있다"며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주가 추이, 할인·할증률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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