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3월 30일 08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 투자로 돈을 버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투자한 주식의 가격이 올라 매매 차익을 실현하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모든 주식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꾸준히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의 주식을 살 경우 배당을 노려볼 수도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거나,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동양 주주들의 기대심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단 전자의 요건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는 호재 덕에 일정 부분 충족이 되긴 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동양이 꾸준히 실적을 내 현재 주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지와 배당 또한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실적 개선은 배당 재원 증가뿐 아니라 배당 재원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주가 안정의 선순환 효과를 낳는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그런데 ㈜동양을 경영하고 있는 경영진이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동양의 현 경영진은 법정관리 절차를 밟던 시절 법원에 의해 선임됐다. 주식회사 체제 아래에서 최고의 의사결정권을 갖는 주주가 아니라 법원에 의해 선임됐다는 점에서 태생적 정당성이 완벽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 이들이 막 법정관리를 졸업한 ㈜동양을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변모시키기보다는 현상 유지에만 주력한다는 인상을 풍긴다는 건 문제다.
경영진이 내세우는 명분은 ㈜동양 내부에 있는 동양시멘트 매각 대금 4000억 원을 적대적 M&A 세력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이 일환으로 ㈜동양은 안전 자산인 빌딩을 매입, 사옥으로 쓰겠다는 방안을 수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적 연관성도 크지 않은 빌딩 매입에 2000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안이 지지를 얻기는 쉽지 않았다. 최근에는 콘크리트 파일 회사 인수 의향을 나타냈지만 이 역시 성급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많다.
㈜동양 경영권을 쟁취하겠다고 나선 유진기업이 제시한 비전은 조금 더 구체적이다. ㈜동양의 주력 사업인 레미콘 사업을 자신들이 기존에 영위하던 레미콘 사업과 통합, 수평 확장에 주력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실현 가능성을 별개로 하더라도 ㈜동양과 함께 종합 건자재 회사로의 변신을 모색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그나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유진기업은 주주 친화 정책과 동시에 ㈜동양 임직원들에 대한 회유책도 내놓았다. 경영권 안정을 위해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자사주 매입과 배당도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에 ㈜동양 직원들에 대해 별도의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동양의 현 경영진과는 언제든 대화의 채널을 열어 놓겠다는 입장이다.
양 측이 내세운 정책 가운데 어느 쪽이 주주들을 흡족하게 했는지는 30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가려지게 된다. 지배주주 없는 기업의 성공적인 홀로서기 스토리도 좋지만 성공적인 적대적 M&A 사례를 만들어 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다만 어느 쪽이 승리하건 앞으로 ㈜동양의 주주와 임직원, 거래처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도출해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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