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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 EB 발행 사실상 무산 한화생명 기초자산 계획 '지주 반대'...급한불 껐지만 자금압박 지속

김시목 기자공개 2016-04-08 14:01:33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5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건설의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파악된다. 핵심 자산을 활용해 자금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한화건설의 계획을 지주사인 한화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내달 이후를 목표로 대규모 공모 EB 발행을 추진했다. 조달 규모는 3000억 원 안팎이 유력했다. 다음달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1500억 원)에 대응하고 대규모 순손실로 인한 현금창출력 저하를 만회하기 위한 자금조달 계획이었다.

하지만 모회사 한화가 지분 감소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발행계획이 무산된 것으로 파악된다. 힘들게 확보한 한화생명 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앞서 나돌던 블록딜 역시 반대가 심했다는 관측이다. 한화생명 지분은 한화(21.67%), 한화건설(24.88%) 등이 보유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한화건설의 경우 BBB급 발행사로 회사채 조달이 막혀있는 가운데 주요 투자자로 분류되는 하이일드펀드(고수익고위험)에서도 외면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한화생명 지분을 블록딜하거나 메자닌 방식으로 조달하려고 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B 무산으로 올해 한화건설의 자금압박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단기 차입금이 1조 3174억 원에 달하는 가운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33억 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연간 영업현금흐름 역시 부의(-) 상태로 돌아섰다. 연말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1755억 원을 기록했다.

현금창출력 부진은 한화건설이 해외 프로젝트에서 잇따라 손실을 낸 여파가 컸다. 매출와 영업손실로 각각 2조 9764억 원, 439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감소했고 영업손실 규모(4110억 원)는 더욱 증가했다. 순손실 역시 같은 기간보다 소폭 늘어난 4546억 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관계자는 "한화가 해외사업장 눈덩이 손실로 지난 2014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현금흐름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재무실적 악화에 따라 서울 서소문로에 있는 서소문사옥을 하나자산운용에 360억 원을 받고 파는 등 재무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의 회사채 만기 물량은 연내 4000억 원 가량에 달한다. 이달 26일 1500억 원에 이어 오는 8월에는 2500억 가량의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다행히 이달 만기분은 한화생명 주식 356만주를 중국공상은행 등에 담보로 제공하면서 확보한 자금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시적인 차환 수단일 뿐 앞으로도 자금압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건설이 이번 대출로 담보제공 주식은 한화생명 지분 전체 보유량의 80%에 육박했다"며 "핵심자산의 가용 여력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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