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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 저하된 현대로템, 유동화로 자금 조달 회사채 발행 막혀‥ABL·대출채권 유동화로 자금 마련

이길용 기자공개 2016-04-07 14:35:01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5일 1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도 저하로 회사채 발행이 막힌 현대로템(A, 부정적)이 유동화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그동안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지난해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유동화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현대로템은 신용도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앞으로도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수목적회사(SPC) 디벤저스투는 현대로템이 발행한 대출채권 200억 원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지난달 21일 발행했다. 만기는 6개월이며 신용등급은 현대로템의 단기신용등급인 A2(sf)로 평정됐다.

현대로템은 지난 1월에도 현대로템제일차라는 SPC를 세워 하나은행으로부터 자산유동화대출(ABL)을 받았다. 하나은행이 25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실시했으며 만기는 1년 6개월이다. 현대로템제일차는 현대로템이 한국철도공사에 고속철도차량을 공급하면서 받게 되는 장래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았다.

현대로템이 유동화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이유는 신용도가 저하되면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각각 1929억 원과 3045억 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됐다.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철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해 수주 실적이 부진했다.

미청구공사에 대한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2013년 1조 3846억 원이었던 현대로템의 미청구공사는 2014년 1조 6172억 원, 지난해 1조 8373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신용평가사들은 현대로템의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를 근거로 지난해 말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시켰다. 등급 전망은 신용평가 3사가 모두 '부정적'을 달아 향후 전망도 어둡다.

이로 인해 현대로템은 회사채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말 1000억 원의 회사채 차환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다. 연말 기관투자가들이 북클로징에 들어가고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등 투자 환경이 악화돼 현대로템은 회사채 발행을 연기했다.

시점을 늦췄지만 회사채 발행이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연초 현대로템은 다시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저하된 신용도 때문에 회사채 수요 모집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자금이 필요했던 현대로템은 유동화 시장으로 눈을 돌려 자금을 모집했다.

현대로템은 A급 회사채 발행 기업 중 빅이슈어(Big Issuer)로 손꼽히던 곳이다. 철도 차량 부문에서의 우수한 시장지위와 현대차그룹의 후광 효과가 버무러져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현대로템은 2013년 1000억 원, 2014년 2000억 원, 지난해 3250억 원을 회사채로 조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이 신용도가 저하되면서 현대차그룹의 후광 효과도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며 "등급 강등 후 회사채 유통금리도 급격하게 올라 당분간 회사채 발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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