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 뺀 두산인프라, 자회사 투자금 2600억 손실 中·노르웨이법인 손상차손 인식..올해 턴어라운드 기대
박창현 기자공개 2016-04-21 08:34:18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9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주요 해외 계열사에 대한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대규모 손실 처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매출과 이익 규모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 만큼 올해는 턴어라운드를 자신하고 있다.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수익성 제고를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인력 감축은 물론 '고비용 저효율' 해외 사업장에 대한 대대적인 군살 빼기에 돌입했다. 아울러 부실 대리상도 정리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한 해동안 총 7349억 원의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했다.
동시에 부실 해외 계열사 투자금에 대해서도 대규모 손실 처리를 했다. 구조조정으로 사업 규모가 크게 축소되면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작년 누적 손실액만 2670억 원에 달한다. 만성 적자 해외 계열사들이 타깃이 됐다. 노르웨이법인(Doosan Infracore Norway AS)과 중국법인(Doosan Infracore China)이 대표적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08년 노르웨이의 대형 덤프트럭 생산업체 '목시(Moxy)'를 인수했다.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확장 전략의 일환이었다. 목시와 두산밥캣을 필두로 유럽 시장 지배력을 높여나간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럽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자 목시 경영을 맡았던 노르웨이법인이 직격탄을 맞았다.
매년 200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1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실시해 자금 지원에 나섰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다시 486억 원의 순손실이 발생하자 투자금 대부분을 손상 차손으로 인식했다.
손상차손은 투자 지분의 장부가보다 회수 가능 금액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됐을 때, 차액만큼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방식이다. 노르웨이법인의 경우, 장부가의 84.4%에 달하는 1202억 원을 손실 처리했다.
두산인프라코의 고민거리가 된 중국법인도 대규모 손실 처리 대상이 됐다. 중국법인은 2010년까지 두산인프라코어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았다. 중국 경기 호황에 힘입어 매년 전년 대비 30~40%씩 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에는 매출 2조 원을 넘어섰고, 순익도 1500억 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 건설 경기가 꺾이면서 중국법인 실적도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중국 로컬 업체들의 저가 공세까지 이어지면서 불과 3년 만에 매출이 1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결국 중국법인은 전방위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외형이 크게 축소됐다. 지난해 중국법인은 2980억 원의 매출과, 319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국법인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지자 두산인프라코어는 작년 말 회수가능 금액과 장부 금액 간 차이인 1032억 원을 손상 차손으로 인식했다.
이 밖에 환율 폭탄을 맞은 브라질법인(Doosan Infracore South America Industria E Comercio De Maquinas De Construcao) 투자금 371억 원도 전액 비용 처리했다. 브라질 헤일화는 원유 가격 하락과 정치 불안 등 대내외 리스크로 인해 최근 2년 간 통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2013년만 해도 1헤알 당 600~700원 수준이었던 환율은 이듬해 500원 벽이 무너졌다. 작년에는 헤일화 가치가 300원 밑으로 떨어졌다.
헤일화 가치가 반토막 나면서 물건을 팔수록 손해가 나는 적자 수익구조가 고착화됐고, 결국 두산인프라코어도 현지법인 투자금을 전액 손실처리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작년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 비용을 모두 치른 만큼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개선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인건비와 비용 감축을 통해 연간 280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 개선을 예상하고 있다. 해외 사업장 역시 시장 환경이 악화되더라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조직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고강도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해외 계열사들이 많은 비용을 치뤘다"며 "사업 구조가 크게 개선됨에 따라 올해는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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