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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의 한진해운 채권단 탈퇴 '득실' [thebell note]

김창경 기자공개 2016-05-02 08:37:09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9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 관련 이슈가 뜨겁다. 얼마 전 치러진 총선 이후 가장 주목받는 사안 중 하나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현대상선 덕에 한진해운을 향한 관심은 지금과 같지 않았다.

현대상선 구조조정의 핵심이었던 현대증권 매각이 사실상 완료된 데 이어 선거까지 마무리되자 금융당국은 한진해운을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두 해운사의 합병 가능성부터 한진해운 구조조정 시나리오까지 각종 기사가 쏟아졌다. 한진해운은 총선 이후 2주가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한진해운은 지난 25일 자율협약 신청서와 함께 추가 자구안을 제출했다. 자산 매각 등을 통해 4112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은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모호하다며 자료 보완을 요청했다. 시작이 좋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같은 날 신용보증기금은 협약 채권금융기관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용보증기금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신용보증기금 본연의 역할은 중소기업 지원이다. 다만 사안이 중대한 만큼 정부의 해운사 지원정책에 국책기관으로 동원됐다. 회사채 신속인수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불어났다. 현대상선에 이어 한진해운마저 자율협약을 신청하자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다른 채권금융기관도 이를 이해하고 있지만 신용보증기금의 행보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중지를 어떻게 모을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균열이 생겼다. 채권금융기관끼리 삐걱거리는 모습이 용선료 협상 등 향후 진행될 한진해운 구조조정 과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채권금융기관은 신용보증기금에 명분을 요구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신용보증기금이 언제 이유를 말해줄지도 불투명하다.

본래 자율협약은 명분 싸움이다. 일정 기간 채권단의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은행이 그렇다.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만큼, 한진해운을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는 합리적인 결정 과정이 수반돼야 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운업은 국가의 기간산업이다. 국내에서 전 세계로 물자를 수송하는 컨테이너선사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두 곳에 불과하다. 신용보증기금은 국책기관인 만큼 한진해운을 잃었을 때 국가적인 득실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

아직은 한진해운의 운명을 판가름 하기 이르다. 한진해운은 공식적인 자구안 보완 자료를 제출하지도 않았다. 대답이 없는 신용보증기금의 명분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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