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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8억' 썼다 포기한 파인트리, 동부건설 재도전 왜? '최저입찰가' 정보유출 의혹 불구 우협선정, 가격조건 이견 거래 무산

김장환 기자공개 2016-05-10 08:16:24

이 기사는 2016년 05월 08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의 동부건설 인수전 참여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단독 응찰로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획득했다가 인수를 포기했다. 경쟁자가 없었던 최고의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로 재차 뛰어들었을 공산이 크다. 본입찰 참여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정작 매각자 측의 파인트리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파인트리와 과거 협상 난항은 사전 정보 유출 의혹과 무리한 가격 인하 요구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매각자 측이 파인트리에 대한 평가에서 단순히 가격적인 측면만 들여다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파인트리, 작년 법원 책정 최저가와 동일가 제시

8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실시된 동부건설 매각 본입찰에 파인트리가 써 낸 입찰가는 3688억 원이었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2000억 원 안팎의 매각예상가 보다 훨씬 많다. 채무 승계 방식의 입수·합병(M&A)을 고려해 책정한 가격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당시 매각자 측인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주관사 삼정KPMG-NH투자증권이 협의해 책정한 최저 입찰가가 3688억 원이다. 파인트리는 '1억 원'의 오차도 없이 매각자 측만 알고 있던 가격을 써냈다. 법원은 주관사 측에서 비밀 유지 협약을 어긴 것으로 봤다. 이번 매각 주관사가 삼일PwC로 교체된 이유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보 유출 의혹에도 불구하고 파인트리는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확보했다. 본입찰에 단독으로 응찰해 대안이 없었다. 이후 파인트리는 실사를 거쳐 매각자 측에 800억 원 넘게 인수가를 낮춰달라고 최초 요구했다. 실사 결과 상당한 우발채무가 숨겨져 있다며 매각자 측을 설득했다.

M&A 시장에서 매각가는 본입찰 응찰 가격의 최대 5% 범위 내에서 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파인트리가 요구한 가격 할인폭은 22%를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양해각서(MOU) 체결이 미뤄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시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무산됐다. 동부건설은 2014년 KTB PE-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할 때 후순위로 500억 원을 투자했다. 파인트리는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성사 시 후순위채권 투자금 회수를 고려해 응찰가를 책정했다. 법원 역시 이를 반영해 매각가를 산정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파인트리가 매각자 측에 최종적으로 제시한 동부건설 인수 희망가는 1800억 원이다. 법원은 최대한 양보해 2000억 원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파인트리가 이를 거절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한 달 여 만인 지난해 11월 거래가 무산됐다.

◇동부건설 인수 재도전, '가격 할인' 노림수 관측

정작 파인트리는 지난 4월 동부건설 매각 예비입찰이 개시되자마자 서둘러 출사표를 던졌다. 법원과 동부건설 측에 인수전 재참여 의사를 담은 공문까지 보냈다. 자진해서 포기했던 매물인데도 다시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과거 200억 원대 가격 조건 이견으로 포기한 동부건설 인수에 파인트리가 이처럼 적극성을 보이며 재차 뛰어든 이유는 뭘까. 업계는 최근 추진 중인 동부건설 매각대금이 2000억 원 안팎으로, 파인트리가 포기를 선언했던 지난해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부실채권(NPL) 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파인트리는 동부건설 인수 시 다양한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본적으로 파인트리는 부실 건축사업장 관련 채권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동부건설의 업무 능력을 활용하면 부실 현장을 정상화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략을 실현하는 게 수월해진다.

지난 인수전보다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 논의 결과 인수 가치가 크다고 재차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전에 법원이 제시했던 가격 수준에서 낙찰이 이뤄지면, 추가적인 가격 인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본입찰에 다수의 경쟁자가 들어올 경우 파인트리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된 동부건설 매각에서 주관사가 선정한 후보자 평가 기준은 가격 80%, 비가격 요소가 20%였다. 비가격 요소에는 고용승계 여부, 인수자금 조달 능력 등이 포함됐다. 가격 외적 부분은 매각 측에서 정성적 평가 기준을 적용할 여지도 있다.

복수의 경쟁자가 등장할 경우 관건은 과연 전략적투자자(SI)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 여부다. 이번 동부건설 인수전은 파인트리를 비롯해 키스톤PE, 한토신, 유암코, 호반건설, 동일, 서영엔지니어링 등 7곳이 후보군으로 올라 있다. 키스톤과 유암코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SI 등과 손을 잡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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