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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원매자 누구? 후보자군 아직은 '판단유보' [하이투자증권 매각]메리츠證 등, 투입비용 대비 시너지 '물음표'…PBR 대폭 하향조정 불가피

김시목 기자공개 2016-06-03 09:59: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2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채권단 제출 자구계획안에 포함시켰다. 자연스럽게 인수 후보 증권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유력 원매자로 거론되는 메리츠종금증권 등 상당수 증권사들은 현대중공업이 책정할 가격이 핵심이란 판단에서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일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을 승인받았다.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한 비핵심 자산 매각, 비주력 계열사 분할, 내부 구조조정 등이 포함됐다. 자구안이 계획대로 이행될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은 3조 5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대한 잠재 원매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증권사 매물이 나올 때 마다 인수 후보군에 오르는 메리츠종금증권은 현대중공업 측의 대폭적인 눈높이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비싼 가격에 살 이유가 딱히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한 메리츠증권의 경우 대형 증권사 도약을 위해 늘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장부가(8261억 원) 수준에서 크게 밑돌지 않는 가격이면 비용 대비 인수시너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3조 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회사를 준비 중인 신한금융투자 역시 잠재 인수후보군 중 한 곳이다. 자기자본 7000억 원이 넘는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할 경우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 하지만 별다른 시너지가 없다고 판단, 5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 계열 HMC투자증권 역시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지만 인수매력이 높지 않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가장 현실성 있게 거론되는 후보는 부산, 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BNK금융지주로 하이투자증권의 기존 영업망에서 규모를 키울 수 있고, 증권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도 강한 편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현대중공업이 책정할 가격의 적정성에 따라 원매자들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과 KB투자증권과 같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 이상이 아닌 대폭적인 하향 조정이 이뤄져야 딜이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하이투자증권을 사들였던 7050억 원과 수 차례 유상증자 과정에서 투입한 총 비용 1조 1000억 원 중 어디까지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며 "현대중공업이 현금흐름이나 유동성을 지켜보며 결단을 내릴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하이투자증권 매각 가격이 장부금액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거론되는 매각가는 6000억 원 안팎. 극단적으로 5000억 원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총 투입비용 1조 1000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5000억 이상의 손실을 낼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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