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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 OK저축銀 대표, 연임 4주 만에 물러난 사연 [지배구조 분석]대표이사-이사회의장 업무분담…그룹 사업밸런스 차원에서 퇴진

원충희 기자공개 2016-08-17 11:13:28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6일 11: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윤 아프로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6월 말 OK저축은행 대표이사로 중임됐지만 4주 만에 정길호 부사장(사진)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통합 OK캐피탈 출범 등 그룹의 사업 확대로 저축은행에만 무게를 두기 어려워지자 최 회장이 직접 경영에서 한발 물러났다는 분석이다.

OK저축 전현직 대표
*최윤 회장(왼쪽), 정길호 대표 (오른쪽)

◇최 회장, '대표이사'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동

이번 OK저축은행 대표 선임은 주총의 형식을 빌렸지만 사실상 최윤 회장의 결정이나 다름없다. OK저축은행의 핵심주주는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지분율 98%)와 아프로파이낸셜대부(2%)로 두 회사 모두 최 회장이 지분 100% 소유한 곳이다. 주총은 결국 최 회장의 결정을 승인하는 형식일 뿐이다.

이에 대해 정길호 OK저축은행 신임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윤 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선 물러났지만 이사회 의장으로 책임경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큰 틀에서 OK저축은행의 경영방향을 제시하는 등 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최 회장이 OK저축은행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되 자신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큰 그림을 그리는 식으로 업무 분담을 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 회장은 OK저축은행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기타비상무이사로 새로 등재되면서 이사회 의장직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이사회 멤버로 사내이사이긴 하나 비상근이사로 분류된다. 직접적으로 경영에 관여하기 보다는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자리다. 보통 그룹(모회사)의 임원을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시키고자 할 때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하는 경우가 많다.

OK저축은행 이사회
*취임일자 기준

이달부터 시행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으로 인해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가 맡도록 돼 있지만 이 또한 선임사외이사를 임명하면 어렵지 않게 피해갈 수 있다. 이에 따라 7월 27일 주총 이후에도 OK저축은행 이사회는 최윤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변동된 것 외에는 구성이 바뀌지 않았다.

◇OK캐피탈 출범…저축은행에만 무게두기 어려워져

OK저축은행 안팎에서는 최윤 회장의 대표직 퇴임이 자연스런 행보라는 평이 많다. 기업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던 아프로그룹으로선 저축은행에만 무게를 두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는 옛 씨티그룹캐피탈을 인수해 한국 지주회사격인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 산하로 편입시킨 OK캐피탈이다. 지난 6월 OK아프로캐피탈과의 통합작업이 완료되면서 1조 2000억 원 규모의 캐피탈로 새 출범했다. 저축은행과 더불어 그룹의 또 다른 축이 생긴 것이다.

게다가 OK저축은행의 자산규모가 2조 원을 넘으면서 최윤 회장이 직접 관여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기반이 잡혔다. 오너인 최 회장이 OK저축은행에만 몸담고 있는 것은 그룹의 사업밸런스 차원에서도 좋지 않은 모양새가 됐다. 그룹 전체적인 경영 틀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지난 6월 이뤄진 그룹 경영진 인사도 이와 연관이 깊다. 국내 사업 총괄담당으로 영입된 김인환 그룹 부회장이 OK캐피탈 대표로 선임된 것은 그만큼 캐피탈사업에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기도 하다. 아프로그룹 국내 사업은 당분간 저축은행과 캐피탈을 중점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OK캐피탈 통합구조
*한국기업평가 리포트 발췌

이 같은 인사개편은 2년여 전 최윤 회장이 아프로파이낸셜대부(브랜드명 러시앤캐시)의 대표직을 사임하고 OK저축은행 대표로 옮겨가는 과정과 비슷하다. 최 회장은 OK저축은행을 매입(2014년 7월 3일)하기 전인 지난 2014년 5월 29일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대표이사 자리를 심상돈 대표에게 물려주고 기타비상무이사로 물러앉았다. 대부업 보다 저축은행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시 최윤 회장이 OK저축은행 대표로 취임하면서 아프로그룹의 중심축도 대부업체에서 저축은행으로 옮겨갔다"며 "이제 OK저축은행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데다 OK캐피탈이란 새로운 축도 생긴 만큼 최 회장이 저축은행 대표직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은 그룹 밸런스 차원에서 좋지 않다고 여긴 모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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