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9월 07일 07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종시는 '중흥타운'이라고 할 정도로 중흥건설이 분양한 아파트가 많다. 분양을 거듭할수록 아파트 품질도 좋아진 것 같다. 5차 단지 이후부터는 대기업 건설사 못지 않은 품질로 지역 내 실거주자들의 평가가 좋다." 현지 부동산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중흥건설은 세종시에 첫 발을 내디딘 지난 2011년부터 2016년 6월 말 현재까지 세종시 내에 아파트 11개 단지 총 8079세대를 분양했다. 계열사들이 분양한 단지까지 합하면 중흥건설이 세종시에 공급한 아파트 물량은 약 1만 3000가구에 이른다.
중흥건설은 세종시 택지를 대거 거머쥐며 급성장했다. 2011년 별도 기준 2000억 원 수준이던 매출은 2015년 약 5000억 원 수준으로 불었다. 2011년 98위였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16년 33위로 상승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세종시 개발 초기 대부분 건설사들은 세종시 택지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며 "2008년 한차례 부동산 경기가 꺾인 여파가 지속되면서 대전과 충청권 시장에 발을 들일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것은 한 순간의 선택일 때가 있다. 어찌보면 중흥건설은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갔고, 경쟁자 없는 시장에서 성공했다. 중흥건설은 사업 초기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세종시에서 낮은 분양가로 승부를 걸었다. 중반기 이후에는 세종시로 몰려든 대형 건설사들과 기술력으로 경쟁하며 입지를 더욱 탄탄히 했다.
그러나 중흥건설에게도 세종시는 이제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닌 듯 하다. 최근 진행된 4생활권 택지 공급에서 중흥건설은 택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중흥건설은 중소 시행사가 낙찰 받은 택지를 웃돈을 얹어 인수하려 했지만 이마저 실패했다. 현재 세종시는 4생활권까지 택지 분양이 완료되며 택지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중흥건설이 내놓은 201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매출 대부분을 주택분양사업을 통해 얻고 있다. 중흥건설은 광주·전남 지역의 주택공급 부족을 기회로 성장했다. 세종시 주택시장을 선점하며 외형을 키웠고, 기술력도 축적했다. 수도권에서 대규모 사업을 벌이며 전국구 건설사로 성장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공택지였다.
이제 이런 식의 사업 전략은 한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주도 대규모 택지 개발사업이 중단되는 분위기다. 이미 수도권과 전국 주요 혁신도시 등에서 대규모 택지지구 개발은 일단락된 상태다. 중흥건설이 가장 잘 하는 공공택지 확보에 이은 아파트 분양 사업은 더 이상 기회일 수 없다.
중흥건설과 비슷한 사업모델을 가진 중견 건설사들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중흥건설과 성장스토리가 비슷한 호반건설은 울트라건설 인수를 마무리 지으며 토목·플랜트공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뉴스테이와 도시정비사업에 뛰어들며 주택사업 다각화를 시작했다.
중흥건설도 최근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진출해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뉴스테이에도 진출하는 등 주택사업 다각화를 이뤄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아직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중흥건설이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기를 바란다. 세종시에 과감히 진출해 성공을 이뤄낸 것처럼 한 차원 더 도약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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