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낸드에 꽂힌 SK하이닉스, 회사채 기대감 '솔솔' 낸드플래시 증설에 15조원 투자 예상...투자 규모 확대, 회사채 조달 확대 불가피
이길용 기자공개 2017-01-10 07:37:23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6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AA-, 안정적)가 공격적인 투자를 선언하면서 회사채 조달을 더욱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조 2000억 원에 달하는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공장에 들어가는 설비까지 고려할 경우 2019년까지 총 15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회사채 대규모 조달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회사채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AA급 우량 빅이슈어인 SK하이닉스가 힘을 보태면서 국내 증권사 부채자본시장(DCM) 부서의 관심도 SK하이닉스에 쏠리고 있다.SK하이닉스는 지난달 22일 청주 테크노폴리소 23만 4000만㎡ 부지에 2019년 6월까지 2조 2137억 원을 들여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청주 공장은 차세대 낸드플래시 생산기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우시공장에도 9500억 원을 들여 클린룸 확장 공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도 이천에서는 M14공장을 증설하고 있으며 신규 공장을 추가로 증설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승부를 보기 위해서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은 24.8%로 삼성전자(50.2%)에 이어 세계 2위다. 다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42.6%), 도시바(28%), 마이크론(18.8%)에 이어 4위(10.6%)에 불과하다.
D램 시장 수요는 매년 15~20%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지만 낸드플래시는 연 평균 40%씩 성장한다. D램 시장은 일본 엘피다 파산 이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세 개 메이저 회사의 과점 체제가 굳건해졌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은 성장성이 높다 보니 도시바, 인텔, 칭화유니 등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호시탐탐 이 시장을 노리고 있다. SK하이닉스도 급성장 중인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공장 신설에는 2조 원가량의 돈이 들지만 반도체 생산 설비 등을 추가로 배치하면 약 15조 원의 자금이 투입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규모 투자 자금을 마련하려면 SK하이닉스가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 규모를 더욱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도 경기도 평택에 15조 원을 투자하지만 워낙 보유하고 있는 현금 규모가 커 외부 차입이 없을 것이라는 점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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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지난 2012년 7500억 원의 회사채를 조달한 이후 2년 간 회사채 발행이 한 건도 없었다. 일본 엘피다 파산 이후 D램 시장의 치킨 게임이 끝나면서 2013~2014년 엄청난 현금창출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2012년 3조 원에 미치지 못했던 EBITDA는 2013년과 2014년 각각 6조 4583억 원과 8조 5534억 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시기 자본적지출(CAPEX)는 3조 5073억 원과 5조 1370억 원에 그쳐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이 투자 규모보다 많은 호황을 누렸다.
2015년에는 EBITDA가 9조 2893억 원에 달할 정도로 현금창출력이 최고조에 달했다. 다만 자본적지출 규모도 7조 3984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SK하이닉스는 이때부터 외부차입을 시작했다. 2015년 당시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SK하이닉스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노치 상향하면서 회사채 조달에 드라이브가 걸렸다. SK하이닉스는 2015년과 2016년 각각 5300억 원과 5600억 원의 회사채를 찍었다.
SK하이닉스의 투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우량 회사채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증권사에서 커버리지를 담당하는 곳들도 SK하이닉스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국제 신용등급이 Ba1(긍정적, 무디스 기준)로 신용도가 개선되는 추이지만 아직 하이일드채권(정크본드)에 머물러 있다. 원화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 SK하이닉스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국내 증권사끼리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부터 SK하이닉스가 빅이슈어로 복귀해 회사채 발행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투자 규모가 더욱 커져 엄청난 물량의 회사채를 찍을 것으로 예상돼 국내 DCM 간의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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