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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상장' 앞둔 일동후디스..이금기號 묘수찾나 지주사 요건 충족 불가피..'일동제약 지분 10%' 무기될 듯

박창현 기자공개 2017-01-17 10:06:14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3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제약그룹이 올해 지주사 전환을 위해 본격적인 후속 절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 지붕 두 가족 '일동후디스'의 행보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동제약그룹은 윤원영 회장의 지배를 받고 있는 반면, 일동후디스는 이금기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당장 일동홀딩스-일동제약 지분 맞교환과 일동후디스 상장 등 지배구조 재편을 동반한 굵직한 거래가 예고된 만큼 양 측 모두 새로운 관계 정립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지주사 체제 편입과 계열분리, 일동후디스 상장 방식 등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서 최고 경영진 간 수싸움이 치열히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동제약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일동제약을 지주사 '일동홀딩스'와 사업회사 '일동제약'으로 분할했다. 지난해 8월 분할 절차가 완료됐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당면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일동홀딩스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현재 3.32%에 불과한 일동제약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이에 일동홀딩스는 향후 일동제약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 지배력을 키울 예정이다. 공개매수에 응한 일동제약 주주들은 그 대가로 일동홀딩스 주식을 받게 된다.

일동후디스

또 하나는 일동후디스 처리 문제다. 지주사는 비상장 자회사 지분을 최소 40% 이상 보유해야만 한다. 현재 일동홀딩스의 일동후디스 지분율은 29.91%에 불과하다.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최소 10.09%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거나, 보유 주식을 5%만 남기고 모두 팔아야 한다.

일반적인 지주사 전환 거래라면 지주사 요건 충족 문제는 시간이 좀 걸릴 뿐 정밀한 전략이 필요하지 않다. 지주사 전환이 궁극적으로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전 계열사가 한 몸이 돼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일동제약그룹은 사정이 다르다. 일동제약그룹과 일동후디스가 지분 관계로 얽혀있지만 오너십은 완전히 분리돼 있다. 일동제약그룹의 경우, 윤원영 회장이 경영권 지분을 갖고 있다. 이에 반해 일동후디스는 이금기 회장 일가 소유다.

더 엄밀히 따지면 두 회사는 상호 지분을 갖고 있는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다. 일동홀딩스는 일동후디스 지분을 29.9% 갖고 있다. 반대로 일동후디스와 이금기 회장 일가는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 지분을 각각 10%씩 들고 있다.

일동제약그룹과 윤원영 회장은 지난해 기업분할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면서 일동후디스 상장을 통해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동후디스가 상장되면 자회사 지분 보유 요건이 20%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증시 상장은 기업 지배구조 시스템과 운영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작업이다. 구주 매출과 신주 모집 등 상장 구조에 따라 지배구조도 완전히 달라진다. 여기에 의무 공시 부담감도 커진다.

이 같은 핵심 의사결정 사안을 일동제약그룹이 일방적으로 결정하자 이금기 회장과 일동후디스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일동제약그룹이 사태수습에 나서면서 갈등은 봉합됐지만 IPO 추진 의사결정 자체는 철회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일동후디스 상장의 방향성이 일동홀딩스-일동제약 간 지분 맞교환 거래의 연장선상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동제약그룹은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낮은 편이다. 윤원영 회장과 장남 윤웅섭 사장, 가족회사 씨엠제이씨 등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전체 주식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이번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 간 지분 맞교환 때 최대한 많은 일동제약 지분을 일동홀딩스 지분으로 바꿔서 그룹 전체 장악력을 높여야 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금기 회장 일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금기 회장과 아내 전용자 씨, 장남 이준수 대표는 모두 개인적으로 일동홀딩스 지분을 갖고 있다. 가족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지분만 8.61%에 달한다. 여기에 일동후디스 보유 지분 1.36%까지 더하면 지분율이 거의 10%에 육박한다.

이금기 회장이 지주사 전환 캐스팅보트 카드를 앞세워 일동후디스 IPO 주도권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역으로 IPO 때 일동후디스 지분을 모두 팔고 일동후디스 지분을 더 매입해 간접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할 수 있다. 물론 상호 지분 정리를 통해 계열분리 수순을 밟는 것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동제약과 일동후디스는 대주주가 다른데다 상호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그룹사 지주사 전환 작업처럼 단순하지가 않다"며 "우선은 일동홀딩스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첫 번째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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