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06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액화천연가스(LPG)시장 1위 SK가스(AA－)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수직상승했다. 이번 퀀텀점프로 SK가스는 대주주 SK케미칼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업계 2위 E1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SK가스의 수익성 개선 비결은 사업 확장이다. 본업인 LPG 외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전략이 주효했다. 막대한 투자에 따른 차입부담 우려도 실적으로 상쇄할 수 있게 됐다.

SK가스는 오는 17일 3·5년물 총 1000억 원어치 발행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영업이익, 전년 대비 두 배…확장전략 주효

SK가스의 회사채 발행은 2년 만이다. SK가스는 2015년 3월 5·7년물 총 2000억 원어치 발행을 끝으로 회사채시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5년물과 7년물의 유효수요는 각각 1100억 원, 1200억 원이다. 투자자 모집에는 성공했지만, 급격한 차입금 증가가 투자매력을 반감시켰다는 평가다. SK가스 순차입금은 2013년 4545억 원에서 1년 만에 두 배가 넘는 1조 214억 원으로 늘었다. 프로필렌(PDH) 제조 사업 투자와 SK디앤디 지분 취득(725억 원) 등으로 차입금 규모가 급격히 불어났다.

여전히 순차입금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10배를 웃돌며 재무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이를 상쇄할 만한 카드는 보유하고 있다. 바로 크게 개선된 수익성이다.

지난해 SK가스의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 2547억 원, 1808억 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28.8%, 9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률과 EBITDA는 각각 1.1%p, 68.7% 개선됐다.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19%, 75% 늘었다.

사업을 다각화한 전략이 적중했다. 지난해 주력 사업인 가스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328억 원이다. 전년 대비 5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비주력 사업인 부동산개발업 등의 사업부 영업이익은 5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부동산개발업 등의 영업이익 비중은 전년 대비 18.5%p 늘어난 26.5%다.

SK가스의 다각화 전략의 위력은 국내 LPG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E1을 통해 더욱 실감할 수 있다. E1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1억 원이다.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지난해 SK가스와 E1의 국내 LPG 시장점유율은 각각 32%, 22.3%다. 전년 대비 둘 간의 시장점유율은 차이는 2.4%p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SK가스가 LPG 수요 둔화에 대비해 사업 전략을 잘 구축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SK가스는 LPG 시장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SK가스는 최대주주 SK케미칼의 영업이익의 78%를 지난해 책임졌다"며 "SK케미칼이 그룹에서 유망한 계열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SK가스의 입지 역시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통제 가능한 재무부담

SK가스의 수익성 개선 이면에는 차입금 급증이라는 그림자가 있다. 대규모 투자자금을 외부차입으로 조달한 탓이다. 지난해 SK가스의 순차입금 규모는 1조 2738억 원이다. 전년 대비 4000억 원 가량 줄었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SK가스의 순차입금은 영업현금창출력 대비 작지 않은 수준"이라며 "향후에도 경상적 설비투자(CAPEX) 이외 LPG사업투자 등 투자자금 소요가 계속될 예정이어서 증가된 재무부담을 단기간 내 축소하시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류 실장은 "다만 기존 LPG 판매부문 등 연간 2000억 원 내외 EBITDA 창출과 부동산 담보제공 여력 등을 감안할 때 재무부담은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SK가스의 이번 수익성 개선은 투자의 긍정적 효과를 검증한 것"이라며 "향후 늘어나는 투자에 대해서 불안감보다는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