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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산은 경영실태평가 대우조선 충당금 '안본다' 추가지원 결정 상황, 금융위와 마찰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7-04-24 08:30:00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1일 12: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경영실태평가를 벌이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기존 예상됐던 대우조선해양 여신 충당금 적정성 여부는 살펴보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금융당국과 손을 잡고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해 산업은행이 대규모 추가 자금 지원을 결단 내린 상황에서 이에 대한 여신 적정성 문제를 걸고 넘어지면 다양한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3일부터 28일까지 4주간 일정으로 진행 중인 산업은행 경영실태평가(옛 종합검사)에서 대우조선해양 여신 충당금 문제는 살펴보지 않기로 했다. 애초 업계에서는 산업은행 경영실태평가가 시작된 이유를 대우조선해양 여신 충당금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한 목적이 강했던 것으로 봤지만, 정작 이에 대한 검사는 이뤄지지 않게 된 셈이다.

금감원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여신 충당금 부분을 살펴보지 않기로 한 배경으로는 다양한 요인들이 거론된다. 대표적으로는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해 산업은행이 대규모 추가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는 점이 지목된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무담보채권 100%를 출자전환하고, 또 수출입은행과 함께 2조 9000억 원대 신규 자금도 지원키로 했다. 사채권자들과 CP 투자자들의 채무재조정 동의를 얻어내면서 조만간 이 같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이 만약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여신 충당금 적립 비율에 문제를 걸고 넘어지면 향후 자금을 지원하는데 있어서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국책은행들의 대우조선해양 자금 지원 방안을 직접 구상한 상황이란 점도 부담이 됐을 것이란 평가다. 대우조선해양 여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곧 금융위원회와 마찰을 빚을 수도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감원은 산업은행의 이번 경영실태평가에서 대우조선해양 여신 충당금 적립 적정성 여부는 살펴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정책이나 경제적으로 민감한 사안이어서 지금 이에 대한 지적 사안을 내놓기가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여신(RG 포함)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을 지난해 4분기 15%대까지 늘린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제공하고 있는 여신은 총 7조 2000억 원대다. 이 중 약 8600억 원을 손실로 반영해둔 상태란 얘기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에 10조 3000억 원대 여신을 제공하고 있는 수출입은행은 관련 충당금을 19% 넘게 적립해둔 것으로 확인된다.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양쪽 모두 충당금 비율에 감독기준상 문제는 없는 상태다. 은행 여신건전성 등급은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나뉘고, 각 단계별로 다른 충당금 설정 비율을 반영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여신은 '요주의' 단계로 최저 7%에서 최대 19.9%까지 충당금을 쌓을 수 있다.

다만 금감원이 이번 경영실태평가에서 만약 대우조선해양 여신 충당금 적정성에 초점을 뒀다면 산업은행이 충당금을 더욱 반영해야 했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여신 충당금을 58%대까지 쌓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돌려 받기 어려운 채무로 보고 보다 보수적으로 이를 반영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산업은행 경영실태평가는 정책금융공사와 합병 후 실시되는 첫 검사란 점이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금감원으로부터 2013년 종합검사를 받은 이후 그동안 검사를 전혀 받지 않았고, 또 정책금융공사를 2015년 재차 흡수합병하면서 종합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커졌다. 금감원 경영실태평가는 △재무건전성 △여신리스크 관리 △신용평가모형 등 적정성을 살펴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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