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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금융, BGF핀링크 지분 50%만 인수한 배경은 편의점 ATM기 운영 노하우 확보, 인수자금 조달 고려 관측도

안경주 기자공개 2017-06-08 09:45:41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7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이스그룹 계열사인 한국전자금융이 협상 끝에 BGF핀링크 지분 50%만 인수한 배경은 무엇일까. 그동안 편의점 내 현금자동화기기(CD/ATM) 운영을 거의 하지 않았던 한국전자금융이 BGF리테일로부터 운영 노하우를 배우고 자체적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전자금융은 BGF리테일 계열사인 BGF핀링크 지분 50%를 385억 원에 인수했다. BGF리테일이 2년 후에 나머지 지분 50%도 한국전자금융에 팔 수 있는 풋옵션이 포함됐다. 한국전자금융과 BGF리테일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은 후 거래를 종결한다는 계획이다.

BGF리테일은 당초 BGF핀링크 지분 100% 매각을 추진했다. 기업가치 기준 매각희망가를 1000억 원 이상으로 책정했었다. BGF리테일이 이번 거래에 활용한 BGF핀링크의 연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약 150억 원에 EBITDA 멀티플 5~6배 정도를 적용한 밸류다.

그러나 BGF리테일은 협상 끝에 한국전자금융에 지분 50%와 경영권을 385억 원 넘기기로 했다. 풋옵션 조항이 있지만 지분율이나 가격적인 부분에서 당초 매각계획에 못 미치는 결과다.

이 같은 거래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편의점 내 CD/ATM기 재배치 등 BGF리테일의 비가격부문 요구를 한국전자금융이 수용했기 때문이다. BGF리테일은 CU 편의점 사업을 위해 CD/ATM기 운용 수익이 나오지 않는 편의점에 대해서도 현상 유지와 함께 신규 출점 편의점에도 CD/ATM기를 설치해 줄 것을 매각조건으로 걸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전자금융과 비교해 더 높은 인수가격을 써낸 곳이 있었지만 비가격부문에 대한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BGF리테일은 고객 확보를 위해 편의점 내 ATM기 확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인수가격을 써냈지만 BGF리테일 요구를 받아들인 한국전자금융이 최종 인수자로 낙점됐다"고 말했다.

한국전자금융은 BGF리테일의 비가격부문 조건을 수용하는 대신 BGF핀링크 지분 50%와 경영권만 확보한 이유는 뭘까. 당초 한국전자금융도 지분 100% 인수를 염두해 뒀지만 막판 협상과정에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자금융은 그동안 CD/ATM기 운영사업을 해왔지만 편의점 내 CD/ATM기 운영은 거의 하지 않았다. 국내 최대 편의점인 CU는 BGF핀링크가, 세븐일레븐 등 롯데그룹 계열 편의점은 롯데피에스넷이 각각 편의점 내 CD/ATM기 운영사업을 해왔다. GS리데일이 운영하는 GS25의 경우 노틸러스효성 등 경쟁사업자의 몫이었다.

따라서 경험이 거의 없는 편의점 내 CD/ATM기 운영사업에 바로 뛰어들기 보다는 BGF리테일로부터 관련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을 확보해 부담감을 줄였다는 게 한국전자금융 측 설명이다.

한국전자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편의점 CD/ATM기 운영사업을 하지 않아 BGF리테일을 빼놓고 영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운영 노하우 등을 배울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마련하고자 지분을 우선 절반만 인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은행 차입을 배제하고 자체적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하려다 보니 풋옵션을 감안해 사실상 지분을 순차적으로 인수하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전자금융은 자체 자금을 통해 BGF핀링크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선 관게자는 "일부 은행 차입 등을 고려할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 자체자금으로 (인수자금 조달을) 해결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자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787억 원으로 BGF핀링크 인수를 위한 실탄은 충분하다. 다만 BGF핀링크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해선 은행 차입이 불가피한 것. 문제는 CD/ATM기 운영사업의 특성상 현금이 상시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은행의 차입을 늘리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딜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전자금융은 인수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껴 BGF핀링크 인수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전자금융이 최근 몇 년간 사업을 확장하면서 차입금 규모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BGF핀링크 인수를 위해 추가로 차입금을 늘리는데 부담을 갖고 있었을 것"며 "지난해 130억 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향후 2년 내 추가로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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