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에 발목잡힌 중동계 항공기금융 [Market Watch]기관 셀다운 등 난항 예고..."증권사 대체투자도 당분간 위축될 것"
민경문 기자공개 2017-06-16 11:20:0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4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타르 단교 사태의 후폭풍이 국내 증권사 대체투자 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카타르항공을 포함한 중동계 항공사의 항공기금융은 높은 신용도를 자랑하며 기관투자가들의 인기를 누려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이벤트리스크 발생으로 기존 거래의 엑시트(자금 회수)뿐만 아니라 향후 투자금 유치에도 난항이 예상된다.그 동안 국내 항공기 금융은 에미레이트, 에티야드, 카타르 등 중동계 항공사에 대한 의존도가 적지 않았다. 중동 국가들은 석유 중심의 산업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항공산업을 적극 지원해 왔다. 대부분이 국적 항공사라는 점에서 신용등급이 높아 국내 기관 투자가들의 인기를 얻었다. 꾸준한 현금흐름도 장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예멘, 리비아, 몰디브 등 아랍 수니파 7개국이 잇달아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한 것. 카타르 국왕이 국영 통신을 통해 '시아파'인 이란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였다. 당장 생필품·건설자재 등을 사우디 국경을 통해 들여와야 하는 카타르 입장에선 비상이 걸렸다.
카타르항공도 마찬가지다. 카타르와 단교한 사우디·UAE·바레인을 비롯해 이집트까지 카타르항공 여객기가 자국 영공을 통과하는 것을 금지했다. 당장 아프리카·유럽행 항공편의 대체 항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카타르 정부의 요청으로 이란 영공 통과는 허가됐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보인다. 이는 결국 카타르항공의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카타르항공사와 항공기금융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도 좌불안석이다. 지난달 NH투자증권은 카타르항공이 운항하는 보잉 777기 2대를 매입하는 데 7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총 거래 규모는 3억 달러 수준이지만 중순위 메자닌 투자에만 참여했다. 만기는 9년이며 기대수익률은 연 5.5% 수준이다. 항공기 임대료 수익과 향후 항공기 매각 대금을 기초로 원리금을 상환되는 구조다.
NH투자증권은 총액인수 계약으로 거래를 진행했다. 이미 6000만 달러어치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셀다운(sell-down)이 이뤄졌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카타르 단교 사태가 악재이긴 하지만 국적 항공사인 카타르항공이 디폴트로 이어져 임대수익을 날릴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카타르항공뿐만 아니라 중동 항공사 전체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기싸움 속에 추가적인 이벤트 발생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중동계 항공사에 무리해서 자금을 투자하기가 부담스러워졌다.
그 동안 일부 중동계 항공사를 중심으로 국내 기관들의 익스포저(exposure)가 과도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물론 싱가포르항공 등 다른 지역의 국적 항공사를 대상으로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카타르 단교 사태까지 해결될 때까지는 국내 증권사들의 항공기 대체투자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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