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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유가본부, 건설사 IPO도 코스닥에 뺏기나 패스트트랙 적용 매력…코스피 선호 현상 '무색'

신민규 기자공개 2017-06-19 14:54:34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6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유독 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가 기존 주력업종이었던 건설업종마저 코스닥에 밀려 난감한 모습이다. 과거 건설기업들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선호했지만 최근 중견 건설사들은 코스닥 상장 간소화 절차(패스트트랙) 등에 매력을 느껴 오히려 코스닥을 유력 행선지로 검토하고 있다.

대원·㈜보성 등 중견 건설사들은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 완료를 계획하고 있다. 대표주관은 각각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이 맡았다.

중견 건설사들의 코스닥 입성 추진은 과거와는 상당히 달라진 대목이다. 이미 상장된 건설기업은 총 62곳이다. 이 가운데 우선주를 포함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곳이 총 40여개로 코스닥의 22곳보다 2배 가량 많은 상황이다.

최근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가 대원·㈜보성 외에 일부 중견 건설기업의 상장 의사를 타진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였다. 대원과 ㈜보성의 경우 상장 규모 요건 역시 충족하고 있다. 그룹내 핵심 계열사의 첫 상장으로 몸집을 불려놓은 상황이라 자기자본 300억 원, 매출액 1000억 원 이상의 기준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그럼에도 코스닥을 매력적으로 보는 데는 최근 적용되기 시작한 패스트트랙에 대한 매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르면 매출 1000억 원, 순이익 200억 원 이상의 대형 법인에 대해서는 상장 심사 기간을 45일에서 30일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올해 제일홀딩스에 첫 적용되기도 했다.

대원과 ㈜보성은 코스닥 패스트트랙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 대원의 지난해 매출액은 2675억 원으로 전년대비 9% 부진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4% 성장한 175억 원을 나타냈고 당기순이익은 151% 증가한 381억 원을 기록했다. ㈜보성 역시 실적면에선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 1158억 원, 영업이익 905억 원, 순이익 1392억 원을 기록했다.

과거 증시 입성에 고배를 마셨던 건설기업 입장에선 상장이 수월한 쪽을 택하는 게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건설경기 업황 등을 고려할 때 몸값을 높게 제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굳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서 타 건설사들의 들러리를 설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견 건설사들은 아직 유가증권시장의 패스트트랙을 적용받기에는 무리가 있다. 우량 기업의 빠른 상장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패스트트랙의 요건은 △자기자본 4000억 원 △매출액 7000억 원 △영업이익 300억 원 이상으로 3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입장에선 모처럼만의 건설사 상장으로 딜 가뭄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 됐다. 올해 등장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딜은 넷마블게임즈와 ING생명, 엘에스오토모티브, 테이팩스, 이리츠코크렙 정도가 있다. 이 가운데 엘에스오토모티브와 이리츠코크렙의 경우 공모 흥행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상장건수와 비교하면 상당히 대조적인 성적표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건수는 14건(동서, 한국토지신탁 이전상장 제외)이었다. 누적 공모규모는 총 6조4691억 원으로 이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딜이 4조2727억 원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딜을 찾아나서고 있지만 증권사들도 묘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기존 업종들마저 유가증권시장을 딱히 선호하지 않는 점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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