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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링PEA, 한라시멘트 실질 인수가 '1000억' 총 3000억 투자, 2000억 리캡 회수… '레버리지의 마술' 대표 사례

정호창 기자공개 2017-07-14 13:58:35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0일 0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시멘트를 인수한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베어링PEA가 인수 자금을 차입금으로 조달하는 '레버리지 전략'을 통해 실질적인 인수가를 투자 1년여 만에 5분의 1 이하로 낮추게 됐다. 차입금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총 3000억 원 가량을 투자한 베어링PEA는 조만간 자본재조정(Recapitalization) 작업을 진행해 2000억 원을 회수할 예정이다.

연간 850억 원 이상의 현금창출력을 보유한 기업을 사실상 1000억 원에 손에 넣은 셈이라, PEF의 투자 사례 중에서도 '레버리지의 마술'을 극대화한 케이스라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투자은행(IB) 및 PE업계에 따르면 베어링PEA는 지난달 하순 한라시멘트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한 280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Loan)을 차환(리파이낸싱)하는 데 성공했다. 베어링PEA는 이어 인수금융 차입 주체인 라코와 한라시멘트의 합병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베어링PEA가 한라시멘트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조달한 인수금융은 한라시멘트가 상환해야 할 차입금으로 전환됐다.

베어링PEA는 글랜우드PE와 손잡고 지난해 4월 라코에 자금을 수혈한 뒤 인수주체로 내세우는 방식을 통해 한라시멘트를 품에 안았다. 글랜우드 PE가 라코의 전환사채(CB)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각각 2000억 원씩 인수하는 형태로 총 4000억 원을 투자했고, 베어링PEA가 1800억 원을 증자하는 방법으로 라코 보통주 98%를 손에 넣었다. 이밖에 금융권에서 인수금융(Loan) 500억 원을 조달해 라코가 총 6300억 원을 스위스 라파즈홀심에 지불하고 한라시멘트 경영권 지분을 넘겨받았다.

라코는 지난해 말 인수금융 차환(리파이낸싱)을 통해 대출 규모를 2800억 원 수준으로 늘린 뒤 글랜우드 PE가 보유한 CB를 전액 상환했다. 이어 지난 5월 초 RCPS 상환을 통해 글랜우드 PE와의 관계를 청산했다. 이 과정에서 베어링PEA는 글랜우드 PE가 보유한 RCPS의 절반을 콜옵션 행사를 통해 인수하고, 라코의 보통주 65만 8652주(지분율 98%)와 우선주 37만 5000주(지분율 100%)를 보유한 단일 지배주주에 올라섰다.

글랜우드 PE가 RCPS 매각을 통해 내부수익률(IRR) 기준 16%의 수익을 거둔 점을 감안하면 베어링PEA가 콜옵션 행사를 위해 지불한 금액은 1200억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인수 당시 투자금(1800억 원)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총 3000억 원을 한라시멘트에 투자한 셈이다.

베어링PEA는 지난달 시행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 이어 이달 말 국내 금융권에서 2000억 원을 추가 조달해 리캡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규 차입금을 모두 배당에 사용할 경우 베어링PEA의 투자금은 100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들며, 리캡을 위한 차입금 역시 합병한 한라시멘트가 상환 책임을 지게 된다.

라파즈홀심과의 거래가격 6300억 원과 비교하면 6분의 1 이하의 투자금만으로 베어링PEA가 한라시멘트 경영권을 확보한 셈이 된다. 라파즈홀심이 철수하며 한라시멘트에 1000억 원의 현금을 남기는 조건으로 거래가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5분의 1 이하의 자금을 지렛대(레버리지) 삼아 5300억 원 규모의 기업을 손에 넣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라시멘트의 연간 현금창출력과 비교하면 베어링PEA의 실 투자금 1000억 원은 더욱 빛난다. 한라시멘트는 지난해 850억 원의 에비타를 기록했고, 올해는 더욱 향상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레버리지 투자에 익숙한 PE 및 IB업계에서 베어링PEA의 한라시멘트 인수에 대해 '레버리지의 마술'을 제대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IB업계 관계자는 "라코와 한라시멘트 합병으로 베어링PEA가 조달한 인수금융이 모두 한라시멘트의 차입금으로 전환되기에 향후 실적 급락 등의 사태만 벌어지지 않는다면 베어링PEA가 책임질 금융부담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레버리지 기법을 활용한 PEF의 투자 사례 중에서도 이례적일 정도로 적은 자본으로 차입매수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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