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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쪽같은 원칙론자"…이동걸 내정자 둘러싼 일화 [금융 人사이드]예일대 박사 과정 의견충돌 지도교수 바꿔..금감위 시절 뚝심 '유명'

김선규 기자/ 김장환 기자공개 2017-09-11 10:58:13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8일 1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내정자는 어떤 인물일까. '원칙주의자', '재벌개혁론자'란 얘기는 많으나 이것만으로는 명확한 성향을 알기가 힘들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그의 성향을 좀 더 들여다볼 수 있는 몇가지 일화들이 있다. 먼저 이 내정자가 미국 명문 예일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 코스를 밟았던 시절 일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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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정자 지인에 따르면 그는 예일대학교 대학원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박사 과정을 밟았다. 국내에 고위 공직자를 지낸 인사들 중에 예일대학교 대학원 출신이 상당수이지만 박사 학위 수여자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바꿔 말하면 그 과정이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예일대는 미국 최초로 박사학위를 수여하기 시작했고, 미국내 세번째로 오래된 '아이비리그' 대학으로도 유명하다.

이 내정자는 예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경제학 이론 관련 논문을 쓰면서 지도 교수와 의견이 잘 맞지 않았다고 한다. 지도 교수가 논문에 쓴 일부 사안을 두고 잘못된 이론이라고 지적을 해도 이 내정자는 자신의 이론이 옳다는 주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선택한 방법이 지도 교수 교체였다고 한다. 이후 그는 박사 학위를 결국 따냈다.

그런데 당시 이 내정자와 의견이 달랐던 지도 교수가 미국경제학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동양경제학회 회장까지 지낸 로버트 쉴러였다. 로버트 쉴러는 2013년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이기도 하다. 이 내정자의 뚝심이 엿보이는 일화다.

이 내정자가 노무현 정권에서 2003년~2004년까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던 시절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당시 A보험사가 상장(IPO) 절차를 물밑에서 추진했다. A사는 이를 위해 금융감독위원회에 상장 심사서를 제출했다.

이 내정자는 이에 대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했다. 생명보험사는 투자자가 아닌 보험가입자들이 주인인 뮤추얼 회사(mutual company)란 점을 들어 상장 계획안에 산정한 이익분배비율에 '이의'를 제기했다. 외국에서는 통상 생보사 상장시 유배당보험 계약자와 주주 이익배분을 8대2로 설정한다고 한다. 그런데 A사가 상장 심사서에서 주주에 크게 유리한 비율을 잡았다며 이 내정자가 끝까지 문제를 삼았다는 것이다.

이 내정자의 지속된 문제 제기에 A사 최대주주는 상당한 골치를 앓았다. 상장을 성사시키기 위해 이곳 저곳에 로비를 벌였다는 후문. 그럼에도 이 내정자는 물러서지 않았다. 주위에서 "이제 그 정도면 됐다"고 만류했을 정도였다. 이후 A사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상장에 성공했다. '원칙주의자'란 이 내정자 별명은 이런 그의 뚝심있는 소신 때문이었다.

이 내정자를 아는 지인들은 "대쪽같은 성격"이란 평가를 많이 내놓는다. 그래서 산업은행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되면 상당한 '뉴스메이커'가 될 공산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의 지인은 "누가 자신의 일에 제대로 된 논리 없이 문제를 제기하면 회장 자리도 박차고 나갈 사람"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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