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9월 12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외 금융시장과 국회, 정부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해운·조선 구조조정, 수출금융 활성화, 내부 경영 혁신 등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기획재정부가 은성수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을 차기 수출입은행장으로 내정하면서 밝힌 배경이다. 실제 은성수 사장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두루 거친 인사인 만큼 기업구조조정에 있어 정부당국과 수출입은행 간 긴밀한 공조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높다.
과거 이덕훈 전 수출입은행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금융당국과 소통이 원활하지 못 했다는 평이 있었다. 이덕훈 전 행장과 임종룡 금융위원장 간 긴밀한 관계가 아니어서 긴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마다 의사결정이 더딘 경우도 더러 발생했다. 실패를 반복했다가 겨우 방향성을 잡은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이 좋은 예다. 수출입은행이 기재부 산하에 있긴하지만 금융위원회와 그 산하에 있는 산업은행 등 협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수장들의 애매한 관계로 구조조정 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런 이유에서 기재부는 이번 인사에선 수출입은행이 좀 더 정부가 강조하는 방향에 발 맞춰주길 바라는 의중을 담아 은성수 사장을 내정한 듯하다. 은성수 사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기재부와 금융위에서 국제금융업무를 주로 했었다. 특히 기재부 시절엔 최종구 현재 금융위원장의 두 기수 후배로서 업무를 함께 한 경험도 있어 친분이 두텁다고 전해진다.
이력 뿐아니라 은성수 사장의 실제 성격과 KIC에서 보여준 리더십 스타일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은성수 사장은 KIC에서 과감한 혁신이나 주도적으로 카리스마를 보이는 CEO라기 보다는 통합과 내실 경영을 강조하는 리더형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이번에 산업은행에 취임한 이동걸 회장이 강성으로 분류된다면 은성수 사장은 무엇보다 화합을 우선시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그래서인지 은성수 사장의 구조조정 방식도 산업 구조를 대수술하고 부실기업을 정리하기 보다는 통합과 재조정을 하는 형태가 될 것 같다. 본래 수출입은행의 강점인 해외 네트워크와 역량을 적극 활용하면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있다. 은성수 사장이 정부와의 공조를 강조한 구조조정을 어떻게 보여줄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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