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후계자' 이우현, 1000억대 상속세 재원은? 부친 이수영 회장 별세… '지분 대부분 승계' 연부연납제 활용 유력
강철 기자공개 2017-10-24 16:25:32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3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태양광 산업의 선구자이자 OCI 최대주주인 이수영 회장이 타계함에 따라 그가 보유한 OCI 지분 10.92%의 향방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지분 대부분이 장남인 이우현 OCI 사장에게 이전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이 사장이 해당 지분을 물려받기 위해 1000억~150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상속세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년 75세인 이 회장은 지난 2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빈소는 모교인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OCI는 이 회장 유고에 따라 백우석 부회장, 이우현 사장의 2인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회림 창업주, 이수영 회장에 이은 3세 경영 시대가 본격 개막한 셈이다.
'이우현 체제'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현안은 이 회장이 가지고 있는 OCI 지분의 향방이다. 이 회장은 OCI 지분 10.92%(260만 4921주)를 보유 중이다. 동양제철화학과 동양화학공업이 합병한 2001년 5월 이후 16년 넘게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의 동생인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 각각 5.4%를 갖고 있다. OCI 외에 유니드, 유니온 소수 지분도 보유 중이다.
반면 이 사장의 OCI 지분율은 0.5%(12만 251주)에 불과하다. 앞으로 그룹 경영 전반에 지배력을 행사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이를 감안할 때 이 회장의 지분은 대부분 이 사장에게 상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38세이던 2005년 OCI에 합류한 후 전략기획본부장, 사업총괄 부사장 등을 거쳐 2013년 대표에 올랐다.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된 만큼 이 회장 지분은 모두 이 사장에게 넘어갈 것이란 게 그룹 안팎의 중론이다.
이 사장의 동생인 이우정 넥솔론 대표가 그간 OCI 경영에 사실상 관여하지 않은 점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이 대표는 단독으로 최대주주에 오른 2012년 이후 넥솔론 경영에만 집중하며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OCI에 전혀 적을 두지 않고 지분도 갖고 있지 않다.
이 회장이 후계 문제 및 지분 상속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유언을 남겼는 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그간 두 아들의 경영 행보를 고려해 이 사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승계가 이뤄지도록 하는 계획을 측근들에게 밝혔을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형제들의 형평을 생각할 때 이 회장 지분이 모두 이우현 사장에게 상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장이 안정적으로 OCI 최대주주에 오르기 위해서는 부친으로부터 적어도 지분 7~8%를 물려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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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발생할 상속세는 이 사장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가(11만 원)를 적용한 OCI 지분 10.92%의 가치는 약 2865억 원이다. 30억 원을 초과할 시 부과되는 상속세율은 50%다. 만약 이 사장에게 지분 전량이 이전된다면 1400억 원 이상의 상속세를 내야 하는 셈이다. 사전 증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절세도 여의치 않다.
이 사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은 많지 않다. OCI그룹 22개 계열사 중 이 사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곳은 OCI뿐이다. OCI로부터 받는 약 7억 원의 연간 급여 외에는 재원을 조달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업계에선 이 사장이 원활한 상속을 위해 연부연납 신청 등의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부연납은 상속세를 일시에 납부하기 곤란한 경우 여러 해에 걸쳐 나눠 내도록 하는 제도다. 납부 세액이 2000만 원 이상일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연부연납을 신청해 상속세를 분할 납부할 경우 재원 마련이 한결 용이해진다. 이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지분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주가가 오를 시 일부 지분을 처분하는 것도 가능하다.
세아그룹 오너 3세인 이태성 세아베스틸 대표는 연부연납으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표는 2013년 부친으로부터 세아홀딩스, 세아제강 지분을 상속받았다. 이후 이 지분들을 담보로 세무당국에 연부연납을 신청했다. 그 뒤로 매년 상속세를 분할해서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드, 삼광글라스, 이테크건설 등 주요 상장 계열사들은 사실상 삼촌들에게 계열 분리가 됐다"며 "현재 상황에서 이 사장이 상속세를 제대로 납부할 수 있는 방법은 연부연납 신청밖에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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