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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침대의 이기적인 '상장 유지' [thebell note]

박창현 기자공개 2017-11-10 08:28:00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9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스침대는 주식 시장 내 투자 기피 종목 중 하나다. 거래량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올 1월부터 6월까지 월평균 거래량은 4327주에 불과하다. 전체 발행 주식의 0.01%에 해당하는 규모다.

거래량이 저조한 이유는 기형적인 지배구조 영향이 크다. 에이스침대는 전체 주식의 80% 가량을 안성호 사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20% 주식 중 13.6%는 자기주식이다. 결과적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은 6.7%가 전부다. 여기에 장기 보유 기관 투자자 물량까지 더해지면 사실상 시장 거래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구조다.

상장 기업은 일정 이상의 거래량이 있어야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기업은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시장 자금을 받은 대가로 주식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유통될 수 있도록 제반 요건을 갖춰야만 한다. 그 요건 중 하나가 바로 거래량이다.

코스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상장기업은 월평균 거래량이 최소 1만주가 넘어야 한다. 또 매분기 월평균 거래량이 유통 주식수의 1%를 넘겨야 하는 조건도 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에이스침대는 진작 퇴출됐어야 한다. 하지만 '증권사 유동성공급계약(LP) 체결' 예외 규정을 활용해 수 년째 규제를 피하고 있다. 증권사와 해당 계약을 체결하면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일반 고객을 상대하는 에이스침대는 상장 기업이라는 타이틀이 필요하다.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도 상장 유지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에이스침대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반면 소액 주주들은 각종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유통 주식수가 적다보니 주가 변동이나 왜곡 위험이 크다. 소위 작전 세력의 먹잇감이 되기도 쉽다. 그럼에도 에이스침대에게 소액주주 문제는 다른 나라 이야기다. 임시방편만으로도 법 테두리 안에서 상장기업 후광을 누리고 때문이다.

소액주주 문제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면 상장 폐지를 하는 것이 답이다. 하지만 상장 유지 효용이 더 크다면 그에 따른 의무 또한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에이스침대의 본뜻과 다르게 기업 상장에 따른 장점만 취하고 부과된 책무는 회피하는 기업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피부에 와닿는 대책을 내놓고 행동을 취하면 된다. 침대 1등 기업에게 좀비 상장기업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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