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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이 택한 김종호, 금호 색깔 지우기 '박차' 출근시간 변경, 그룹 강연도 참석안해…화학·물리적 이별 사활

김장환 기자공개 2017-11-16 11:09:43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5일 13: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택한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사진)이 '금호'와 이별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깜짝 임원 인사를 통해 새로운 인물들을 간택했고, 본사 이전지를 물색하며 '물리적' 이별까지 속도를 내고 있다. 김 회장의 결단은 곧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기제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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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임직원 출근시간을 기존 8시에서 8시 30분으로 최근 늦췄다. 김 회장이 지난 19일 취임 직후 곧바로 직원들의 출근시간 조정을 지시하면서다. 여기에는 나름대로 깊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과 출근할 때조차 마주치지 말라는 뜻에서 내린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최로 연사를 초청해 격주마다 열고 있는 임직원 강연도 금호타이어 직원들은 최근 참석하지 않고 있다.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금호아트홀에서 갖는 자리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계열 팀장급 이상 직원들이 한꺼번에 참석해왔다. 김 회장은 부임 후 해당 강연에 금호타이어 직원 누구도 참여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역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선긋기' 목적이 담겼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본사 이전지도 물색 중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은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금호아시아나본관'이다. 애초 금호타이어 소유였지만 몇 년 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판 건물이다. 이곳에는 지주사 격인 금호산업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전반이 모여 있다. 금호타이어는 여의도와 마포 등지에 이전할 만한 곳을 알아보고 있다.

금호타이어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물리적 이별은 향후 재매각 절차가 진행될 때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원매자들 역시 지속해 지적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현재 진행 중인 계열분리 절차가 완료되더라도 양사가 한 공간 안에 공존하게 되면 사실상 완전한 이별이라고 볼 수 없다는 논란이 일었다. 금호타이어가 수익성이 크게 떨어져 부담이 큰 상황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본사 이전지를 물색하고 나선 것은 이 같은 업계 목소리를 깊이 있게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김 회장 부임 후 비롯된 금호타이어의 변화가 이처럼 예상보다 빠르고, 또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어 놀랍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이별을 속도감 있게 과연 추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김 회장을 금호타이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자 "의아하다"는 반응이 가장 먼저 나왔다. 그가 '골수' 금호맨이란 점에서 박 회장과 완전한 선긋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1948년생인 김 회장은 1976년 금호실업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금호타이어 영업총괄부사장,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를 맡는 등 금호그룹을 떠나본 적이 없었다. 그만큼 박 회장과 인연이 깊은 인사다.

하지만 김 회장은 부임 후 금호타이어와 금호아시아나그룹 '절연'을 확실히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특히 최근 단행한 깜짝 임원인사는 박 회장 '색깔 지우기'를 정점으로 끌어올린 것이란 평가로 이어진다. 금호타이어는 14일 임원인사를 통해 조재석 전 부사장을 경영기획본부 부사장으로 복귀시켰고, 또 2014년 9월 퇴직했던 전대진 전 전무도 생산기술본부 부사장으로 불러들였다.

김 회장이 강단있게 밀어붙인 금호타이어의 변화는 곧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굳은 의지에서 유인된 일이란 평가 역시 낳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어두고 있는 만큼 주요 경영사항 결정에 산업은행 뜻이 완전히 배제되기는 어렵다. 이 회장의 의중이 금호타이어 경영상 의사결정에 그만큼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 회장을 선택한 것도 결국 이 회장의 재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에 실패하고 이 회장이 직접 향후 진행될 절차들에 대해 설명하던 과정에 '애매모호'한 표현들만 곁들이면서 이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무엇보다 박 회장의 재입찰 가능 유무를 분명하게 못박지 않았다는 점이 컸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면에서 박 회장에게 '강력한' 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최근 금호타이어의 변화 역시 과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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