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1월 21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전·현직 우리은행 임원과 외부인사를 포함해 평판조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평판조회 일부 후보자들이 신분공개를 원하지 않아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앞으로 임원후보추천위원들은 후보자와 언론을 개별적으로 접촉하지 않기로 했다."우리은행 임추위는 차기 은행장 선출 계획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이렇게 밝혔다. 최대한 낙하산 인사 의혹을 배제하겠다는 의지와 달리 '외부 인사 포함'이라는 글귀가 등장했고, 명단을 공개해 여론의 검증을 거치겠다고 공언했던 말과 달리 10명에 달하는 롱리스트 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던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에서 투명성과 소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전에는 어땠을까. 불과 10개월여 전인 올 1월 이광구 행장 연임 당시 보여줬던 행장 선출 방식은 전혀 다른 양상이다. 민영화 직후 과점주주 추천으로 구성된 임추위는 행장 지원 자격을 5년 내 우리은행 계열 임원으로 제한했고, 공모 절차를 통해 후보군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임추위와 지금 임추위 멤버는 그대로 같은 인물들이다. 과점주주 추천 인사로 구성된 임추위원들은 지난 행장 선출 시 대내외적으로 민영 우리은행에 정부가 간여할 수 있는 부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데 집중했다. 시장에서는 행장 선출 과정에서 우리은행이 외풍을 막고 은행 내 계파갈등을 큰 반발 없이 해소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지난 2일 이광구 행장이 퇴진 의사를 밝힌 지 3주째. 그간 임추위가 보여준 행보는 이광구 행장 사퇴 이전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달라 보인다. 그리고 이는 이광구 행장의 갑작스런 사임 이후 제기된 '정부 입김','낙하산 인사'라는 우려의 시선과 오버랩 될 수밖에 없다.
임추위는 지난 행장 선출 당시 후보자를 추리면서 차기 행장의 '비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후보자가 어떤 경력을 거쳐왔는지 과거 실적이 어땠는지보다 앞으로 우리은행을 얼마나 잘 운영할 수 있는지, 발전 방향에 대해 심도있는 고민을 했는지를 철저하게 따졌다. 지금 임추위에게서는 우리은행의 '비전' 보다 '깜깜이' 인선만이 보인다. 15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해 도약을 앞두고 있던 우리은행이 관치금융으로 후퇴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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