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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미얀마포스코, 제2의 도약을 꿈꾼다 MPCC와 통합 운영체제 구축…고부가 컬러강판 판매확대 적극 추진

양곤(미얀마)=강철 기자공개 2017-11-26 13:35:26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6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 시내에서 북쪽으로 20km를 달려 도착한 삔마빈(Pyinmabin) 산업단지. 단지 중심으로 들어가자 미얀마포스코와 미얀마포스코강판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두 공장의 부지 면적은 3만 6000㎡(약 1만 1000평). 포스코가 미얀마에서 운영하는 생산 거점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포스코는 1997년 11월 미얀마포스코(Myanmar POSCO Steel)를 설립했다. 가정, 공장의 지붕재로 쓰이는 아연도금 제품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지붕재 외에 건설, 자동차, 에너지 등 철강 수요산업의 성장에 대비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적도 있었다. 포스코가 70%, 미얀마군인복지법인(MEHL)이 30%의 지분을 각각 출자했다.

미얀마포스코는 주로 지붕용 아연도금강판(GI)을 생산해 인근의 공장, 가정 등에 판매한다. 연간 생산능력은 약 2만 톤이다.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연 평균 150억~2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대 실적(매출액 310억 원)을 달성했던 2011년에는 미얀마 정부로부터 우수 납세상을 받기도 했다.

미얀마포스코의 성공은 그룹 계열사의 미얀마 진출을 이끌었다. 포스코강판은 2013년 10월 미얀마군인복지법인과 합자해 미얀마포스코강판(Myanmar POSCO C&C)을 세웠다. 미얀마포스코 바로 옆에 위치한 미얀마포스코강판은 2014년부터 일반 지붕재, 벽재, 외장용 컬러강판을 양산하고 있다. 가동 2년만에 시장 점유율을 20%로 끌어올리며 조업 초기 경영 안정화에 성공했다.

포스코는 2016년 4월 미얀마포스코, 미얀마포스코강판의 운영을 통합했다. 양사의 내규를 통일하고 인력을 다시 배치했다. 지게차, 통근 버스 등 각종 시설을 체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당초 합병을 추진했으나 정부 승인 등의 변수를 감안해 개별 법인 체제는 유지하기로 했다.

고금만 법인장을 포함해 총 291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법인별로 미얀마포스코 146명, 미얀마포스코강판 145명이다. 대부분이 현지 채용 인력이다. 한국인은 4명에 불과하다. 전체 직원의 약 70%가 생산직이다.

미얀마포스코강판 전경사진-2
미얀마포스코강판 전경

공장 내부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생산 공정이 한창이었다. 아연도금설비는 쉴 새 없이 강판을 가공했고 작업자들은 라인과 최종 제품의 품질을 수시로 점검했다. 공장 곳곳에는 출하를 앞둔 함석 지붕재, 컬러강판 코일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제품은 대부분 미얀마 내수 시장에 소화된다. 부족한 철강 생산 기반, 열역한 운송 인프라 때문에 미얀마 외에 판매처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미얀마포스코강판이 지난해부터 인접 국가인 베트남, 태국에 컬러강판을 일부 공급하고 있으나 양은 많지 않다.

미얀마포스코의 중장기 목표는 고부가가치 컬러강판의 판매 확대다. 가전, 자동차 등에 주로 쓰이는 컬러강판은 지붕재, 벽재에 비해 훨씬 수익성이 좋다. 이 같은 전략에 맞춰 올해 2월 포밍(forming) 설비 1기를 증설했다. 컬러강판의 마케팅,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 투자도 검토할 방침이다.

고금만 법인장은 "미얀마에 5개의 국영 철강사가 있는데 위치, 원료 조달 조건이 원체 좋지 않다보니 생산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인근에 항구, 포장된 도로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물류 기반도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생산·판매의 초점을 수출보다는 내수에 맞추고 있다"며 "미얀마포스코는 고부가가치 후처리 제품, 미얀마포스코강판은 산업재 및 프린터강판을 중심으로 내수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미얀마포스코 함석지붕 가공2
미얀마포스코 직원들이 함석 지붕을 가공하고 있다.

미얀마포스코는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20년이었다. 불안한 정치 상황,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수차례 사업이 좌초될 위기를 맞았다. 정부의 규제 탓에 2년 가까이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미얀마는 반드시 성장할 시장'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없었다면 지금의 미얀마포스코, 미얀마포스코강판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두 법인은 미얀마에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미얀마포스코는 올해 3월 미얀마 정부와 사업 기간을 최대 2027년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미얀마포스코강판과 운영 체제를 통합한 것은 퀀텀 점프를 위한 중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이다.

도약을 위해서는 가전,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량의 증대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하지만 경기 침체의 장기화, 지난해 3월 집권한 아웅산 수치 정부의 지지부진한 경제 개혁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에 수요가 급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틈새 시장을 찾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미얀마포스코는 정부의 규제가 한창이던 2000년대 중반 함석 지붕 TV광고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켰다. 생산이 여의치 않던 시기에 단행된 광고는 포스코 브랜드 이미지 강화, 소비자 신뢰 확보라는 엄청난 효과를 가져왔다. 이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진 최대 실적의 밑바탕이 됐다.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TV광고와 같은 창의적 발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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