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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실적부진' 2년새 2.6조 조달 내년 5월 1.5조 추가 수혈…지난해 자구안 이행 1.1조 마련

강철 기자공개 2017-12-07 08:42:29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6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1년 만에 다시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실적 악화로 인한 자금 경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다. 최근 2년 사이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만 2조 6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6일 1조 5000억 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 임시 주주총회, 단가 확정, 청약, 주금 납입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증자 완료 시점은 2018년 5월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매출액 7조 9000억 원, 영업손실 4900억 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실적은 매출액 5조 1000억 원, 영업손실 2400억 원으로 전망했다. 예상대로라면 2015년부터 4년 연속으로 적자를 내게 된다.

수주의 감소 및 지연이 실적 악화를 유발한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의 2016년 수주는 5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목표치인 53억 달러의 10% 수준이다. 올해 수주는 67억 달러로 증가했으나 내년에 실질적인 매출로 잡히는 금액은 2조 7000억 원에 불과하다.

이 같은 불안정한 수주는 매출액 감소, 고정비 증가, 공사 손실 충당 등의 부작용을 초래했다. 희망퇴직 접수를 비롯한 인력 효율화, 비핵심 자산 매각, 선별적 수주 확대 등의 자구 노력도 실적 저하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인력 효율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 따른 고정비 증가 △2017년 수주한 일부 공사에서 예상되는 손실 충당금 △인력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위로금 등을 구체적인 실적 악화 요인으로 거론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매출 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한 탓에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되나 시황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2019년부터는 흑자 전환을 기대한다"며 "에지나 FPSO 등 해양 공사의 체인지오더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실적 개선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실적 악화로 인한 유동성 경색에 대비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 금융권의 여신 축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단행되는 조 단위 유상증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1조 1409억 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전기, 우리사주조합 등 주요 주주들이 모두 증자에 참여했다.

지난해 실시된 유상증자는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자구안 이행의 과정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6월 산업은행에 1조 4551억 원의 경영 개선 계획을 제출했다. 기본 자구안과 별도로 유상증자,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비상 시 대책(컨틴전시 플랜)으로 제시했다. 자구안 제출 후 5개월 만에 유상증자를 완료하며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2년 사이 유상증자로만 2조 6000억 원을 조달하게 됐다. 1974년 설립 이래 2년 연속으로 조 단위 유상증자를 추진한 적은 없었다. 실적 악화가 지속될 시 추가로 증자를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중공업 측은 "올해 말 기준 예상가용 자금이 1조 3000억 원이며 내년에는 9000억 원의 순현금 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종 유동성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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