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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베일에 싸인 금융투자협회 회추위

강우석 기자공개 2017-12-15 15:52:27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4일 08: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명단은 철저히 비공개입니다. 누가, 무슨 기준으로 최종 후보군을 추려내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내 직장이지만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어요."

최근 만난 금융투자협회 고위 관계자가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그는 후보 선정 단계에서 금융당국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개입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도 덧붙였다.

황영기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 차기 수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손복조, 황성호, 정회동, 권용원 등 실무 경험이 풍부한 노장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은 '출마의 변'을 잇따라 내놓으며 회원사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회장 선출의 콘트롤타워는 회추위다. 회추위는 자체 서류심사와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후보자(관례상 3명)를 선정한다. 구성원은 총 다섯 명이다. 이사회가 금투협 공익인사 6명 중 3명을 뽑고, 2명의 외부인사도 따로 선발한다. 회추위는 12일 꾸려졌다.

문제는 회추위 구성원과 후보자 선발 절차, 기준 등이 전부 비공개라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외압 가능성과 회추위 당사자 요청을 고려해 사전·사후적으로 비공개 원칙을 세웠다. 한 공익이사 역시 "후보자를 3명으로 줄이는 게 그리 큰 권한은 아니지 않느냐"고 기자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민간 기업이라면 중요한 사안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금투협은 관련 업계의 공익을 대변하는 유관기관이다. 자본시장법 제 283조에서는 회원 간의 업무질서 유지 외에도 △공정한 거래 확립 △투자자 보호 △금융투자업의 건전한 발전을 설립 목적으로 명시해둔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 내부에서도 "회추위를 공개하지 않는 건 정보비대칭과 불공정함을 높이는 처사"라며 "명확한 기준과 인선 절차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불필요한 논란도 증폭시킬 수 있다. 황 회장의 불출마 배경에 당국이 있단 얘기가 오가는 상황에서, 비공개 기조는 외려 불신만 낳을 가능성이 높다. 후보자들 사이에선 당국 의중이 깊게 반영돼 있어 출마 유인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오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투협회장 자리가 외압에서 자유로운 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회추위가 지금처럼 밀실에 머무는 한, 회원사와 시장에서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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