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들떠보지 마라'…증권사, 정부 눈치보기 규제 의식 '복지부동' 해외 IB와 대조…"공모시장 위축 책임론도 부담"
민경문 기자공개 2018-01-18 15:23:50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6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의 시각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발빠르게 비즈니스 해법을 마련중인 해외 IB들과 대비를 이룬다. 정부당국의 규제 기조를 감안할 때 섣불리 나서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암호화폐로 투기성 자금이 몰리면서 이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버블'이 터질 경우 결국 주식 등 공모시장의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는 위기감이다.
중국 등 일부를 제외하면 해외 금융사들은 암호화폐에 '전향적'이다. 미국 정부는 선물 거래까지 허용해 주목을 받았다. 골드만삭스 등은 아예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 금융그룹은 거래소를 직접 관리해 안정적 결제와 송금을 할 수 있는 가상통화를 운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은 앞서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했던 발언을 취소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감추지 않고 있다. 대신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은 가상화폐 상담 및 권유를 아예 금지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가상통화 선물 거래 중개 서비스를 준비하다 규제에 막혀 무산됐다.
지금으로선 증권사 일부가 암호화폐 거래소 실적에 대한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내는 게 전부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이 역시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려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규제 방침이 강화되면서 '몸 사리기'에 나선 기색이 역력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관심이 없다기보다는 암호화폐 시장을 둘러싼 비즈니스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 기조가 워낙 강경하다 보니 섣불리 나섰다가 눈 밖에 나는 걸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득권 유지를 위해 암호화폐 접근 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증권사 상당수는 암호화폐로 자금이 몰리는 데 따른 버블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는 눈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주식시장 자금이 빠져나갈 정도까지의 시그널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는 것.
증권사 관계자는 "암호화폐를 사는 사람이 있으면 파는 사람이 있듯이 해당 거래자금 상당 부분은 주식이나 채권시장으로 다시 흘러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지수가 여전히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만약 버블이 터질 경우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지적했다. 대량 자금이 해외로 유출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가처분소득을 잃게 될 것이고 결국 증권사나 은행 등과 같은 기존 금융기관이 타격을 입게된다는 얘기다.
증권사 관계자는 "암호화폐 버블이 터지면 당초 주식, 채권시장 등으로 유입돼야 할 자금이 한꺼번에 끊길 수 있다"며 "금융회사로서도 고객을 잃어버리는 상황을 맞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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