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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도시가스, 본업 정체·사업다각화 삐걱 '위기' [갈림길 가스업]①건설·물류서비스 부진·133억 적자, 도시가스 분할 '승부수'

심희진 기자공개 2018-01-24 07:46:53

[편집자주]

가스업은 대표적인 독과점 사업이다. 플레이어들은 단단해진 산업지위를 통해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 안정적 현금창출력을 업고 그룹 내 확고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생존을 위한 알파(α)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다만 고착화된 사업구조 탓에 진일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갈림길에 선 가스업, 그 현주소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2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동도시가스가 산업용 도시가스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10년간 자산을 3배가량 불렸다. 하지만 2010년부터 추진한 사업 다각화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창사 이래 첫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4월 독립법인으로 분리된 도시가스 부문이 경쟁력 제고를 바탕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1977년 6월 설립된 경동도시가스는 울산 및 경상남도 양산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는 자동차, 조선, 중화학 기업들의 생산공장이 몰려 있어 이들에 판매하는 산업용 도시가스 매출 비중이 80~90%에 달한다. 전국 산업용 도시가스 비중이 40%도 채 안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동도시가스의 의존도가 매우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2008년까지만 해도 경동도시가스는 현대자동차 등에 LNG를 판매하며 4%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산업용 도시가스의 경우 판매단가가 비교적 저렴하지만 물량이 매우 크고 밀집된 지역에 공급하기 때문에 이익 기여도가 높다. 여기에 태양광발전 시스템 보급을 위해 설립한 경동솔라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2006년 3000억 원대였던 자산총액은 2008년 5000억 원 안팎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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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들어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0년 처음 1조 원을 돌파한 매출액은 2011년 1조 8500억 원, 2012년 2조 5000억 원, 2013년 2조 7900억 원 등으로 매년 늘어났다. 영업이익 역시 2010년 300억 원에서 2011년 426억 원, 2012년 499억 원, 2013년 505억 원으로 증가했다.

울산지역 내 생산공장을 둔 SK에너지, S-OIL 등을 고객으로 확보한 덕분이다. 본래 정유화학의 경우 자체사업이나 계열사로부터 벙커씨유 등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가스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해야 하는 유익이 적은 편이다. 이같은 제약조건에도 경동도시가스는 공격적 영업 마케팅을 펼친 덕분에 2010년부터 3년간 30%에 달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업계 연평균 성장률은 6%안팎에 그쳤다.

경동도시가스가 위기를 맞은 건 이종산업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부터다. 본업의 성장 정체를 대비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자 2011년부터 외부로 눈을 돌렸다. 그 해 토목공사 전문 시공업체인 경동건설, 플랜트 및 물류서비스 업체인 경동이앤에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전기발전 사업을 영위하는 케이디파워텍을 설립하고 광업·자원개발 사업을 벌이는 ㈜경동·경동바이오테크 등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S-OIL 온산공장의 폐열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경동건설의 해외공사 계약이 잇따라 해지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 물류서비스업의 경우 조선·해양플랜트 시장 침체에 따른 현대중공업 수주 부진으로 창고 보관 수요가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이 수년째 20억 원으로 정체된 상태다. 전기발전, 자원개발, 폐열발전 역시 시장 진출 초기 단계라 이익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2015년 창사 이래 첫 13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경동도시가스는 본업 경쟁력 강화 및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지난해 4월 도시가스 부문을 독립법인으로 떼어냈다. 현재 경동도시가스는 도시가스 공급 및 안전관리 서비스만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산과 매출 모두 전년보다 절반 이상 줄었지만 지역 독점에 따른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수익성 반등을 이뤄낼 방침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 울산지역에는 경동도시가스와 공급계약을 맺지 않은 잠재적인 고객사들이 산재돼 있다"며 "경동도시가스가 공격적인 영업력으로 울산 및 양산 지역 기업체들과 추가 계약을 맺는다면 실적 상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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