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3월 06일 08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세트와 부품, 증권 등 다양한 전자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공통적으로 듣는 이야기가 있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최근 성황리에 공개행사를 마친 갤럭시S9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논할 때 빠짐없이 '교체 주기' 리스크를 언급한다.교체주기 리스크는 1년 전만해도 시장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아마도 스마트폰 시장이 과거 대비 둔화는 됐어도 성장세는 유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역성장 통계자료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역성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보급률이 최대치에 도달한 상태에서 기존 소비자들이 신제품을 새로 사지 않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기존엔 할부기간인 2년에 맞춰 바꾸던 스마트폰을 이젠 3~4년씩 길게 쓰기 시작했다. 예전에도 고가 스마트폰에 부담을 느꼈던 일부 소비자들 중심으로 있었던 현상이지만 보다 광범위해지고 있다.
배경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의 고사양화가 정점에 이르렀다. 그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과거보다 '혁신'의 강도가 약해졌다는 지적 속에서도 꾸준히 변화를 모색하며 교체수요를 이끌어 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로 대변되는 대형화로 시장성장을 주도했고, 이후엔 테두리를 곡면 처리하는 엣지 디자인을 선보였다. 지난해엔 물리 하단키를 없애 화면을 극대화 시킨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와 진일보한 듀얼카메라도 도입했다.
갤럭시S9은 역대 기능을 강화해 완성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보다 확대됐고, 카메라엔 디램까지 붙여 '슈퍼 슬로우 촬영 기능'을 추가했다. 그런데 업계에선 소비자들이 과거처럼 쉽게 주머니를 열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2년 전 제품 (갤럭시S7)도 워낙 완성도가 높은 탓에 굳이 교체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것이다.
삼성도 내부적으로 교체주기 리스크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이 느껴진다. 갤럭시 패널제조사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패널 신공장 A5(가칭) 투자를 무기한 보류시킨 것이 그 방증이다. 부품 수요가 완제품 수요를 선행한다는 점에서 가능한 해석이다. 즉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나 애플 등 고객사 수요가 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공장 증설을 주저하고 있다.
갤럭시S9은 교체주기 극복이라는 새 숙제를 끌어안은 첫 제품이다. 가격을 큰 폭으로 인하 하거나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고는 교체주기 유지가 어려울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 모두가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삼성전자가 어떤 파훼법을 들고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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