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3월 07일 08: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이하 DSC) 대표는 회사 경영 외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가 하나 더 있다. 공시 및 주식관리 등에 대한 사무를 직접 챙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탐방을 요청하면 때마다 윤 대표는 시간을 내 경영 상황과 업황 등을 직접 설명한다. DSC 내부에서는 윤 대표가 IR 담당자 직책도 겸직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렇듯 DSC는 주가 관리에 충실한 편에 속한다. 이는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17년 만에 탄생한 상장사로서 좋은 선례를 남겨야 한다는 부담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DSC가 코스닥 시장에서 저조한 기업가치로 스몰캡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면 오랜만에 물꼬를 튼 벤처캐피탈 상장 사례가 뚝 끊겼을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DSC는 상장 이후 정부의 벤처 육성 정책과 맞물려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한때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을 제치고 중소벤처기업부에 등록된 창업투자회사 중 시가총액 1위를 달리기도 했다.

DSC인베스트먼트 주가 변동 추이. [출처 : 네이버]

◇'반신반의' VC 상장, DSC 이후 줄이어

DSC는 2016년 3월 키움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후속 절차에 돌입했다. 같은 해 12월 코스닥 시장 입성에 성공한다. DSC의 상장은 투자 기업들의 IPO를 여러 차례 간접적으로 경험해본 터라 속전속결로 이루어졌다. 기업공개(IPO)에 소극적인 벤처캐피탈 업계에 들려온 뜻밖의 소식에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DSC가 처음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을 당시만 해도 업계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벤처캐피탈은 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경영 상황을 상세하게 밝혀야 하는 상장사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또 실적이 들쭉날쭉한 벤처캐피탈에 대해 시장 평가가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여론도 있었다.

하지만 DSC의 자신감은 곧 수치로 증명됐다. 활발한 펀드 결성 움직임과 블록체인 등 유망 벤처기업 포트폴리오가 상장 이후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했다. 현재 주가는 2016년 상장 당시의 공모가 1700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6000원대(2일 종가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DSC는 국내 벤처캐피탈들의 '상장붐'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DSC 상장 이후 현재 린드먼인베스트먼트가 코스닥 입성을 앞두고 있으며 SV인베스트먼트, 네오플럭스, KTB네트워크 등이 대기 중이다.


◇전 직원이 주주…윤 대표 지분 가치 250억원 육박

DSC는 벤처캐피탈로서는 이례적으로 전 직원이 주주인 회사다. 2014년 투자 심사역을 비롯해 전 직원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회사의 파트너로 거듭났다. 이후 입사한 직원들도 DSC의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상장 이후 주가가 수직 상승하면서 DSC 직원들은 최소 수억원 규모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는 윤 대표다. 그는 DSC 주식 393만주(지분률 : 22.4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보유 지분의 가치는 약 25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4월 주가가 9400원대를 기록하던 시절에는 보유 지분 가치가 37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DSC의 2대 주주인 하태훈 전무도 DSC 주식 110만주(6.28%)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의 가치는 약 70억원 수준이다.

DSC 설립 당시 윤 대표와 하 전무가 각각 17억원과 7억원을 출자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7년 만에 10배 이상의 이익을 거둔 셈이다. 물론 DSC 경영진으로서 전량 현금화하기 쉽지 않다. 다만 일부 장내 매도를 통한 이익 실현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2월이 되면 DSC 경영진들의 주식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된다. 상장 당시 윤 대표와 하 전무를 비롯한 경영진, 특수관계인 등 임직원 6명은 2년간 보유 주식을 매도치 않기로 했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전 직원이 주주로 참여하고 상장까지 성공한 DSC의 모델을 업게에서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며 "DSC를 본보기로 독립계 벤처캐피탈을 설립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