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3월 19일 08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는 중국 더블스타타이어가 처음으로 국내언론과 대화의 장을 열었다. 차이용선(柴永森) 더블스타 회장이 일부 언론사를 본사가 있는 중국 청도로 초청해 공장 투어와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다. 차이 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더블스타가 두 차례에 걸쳐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한 이래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섰다.더블스타에 직접 방문해보니 우선 최첨단 공장 설비가 갖춰져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이미 무인자동화 투자가 많이 이뤄져 혹자는 시설 측면에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보다 낫다고 하기도 했다. 차이 회장의 인수 진정성 또한 느껴졌다. 차이 회장은 인터뷰를 하는 내내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가 협업하면 서로 잘 될 수 있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차이 회장 만남에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차이 회장은 노조를 어떻게 다독일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 해외매각을 반대하며 법정관리도 불사하겠다는 금호타이어 노조를 어떻게 설득하겠냐는 질문에 "우리 더블스타는 전체 직원의 이익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정상화에 있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이런 말들은 이미 산업은행이 주구장창 주장해온 내용에 불과하다.
또한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차이 회장을 만나 약속받았다고 밝힌 노조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속 시원한 확답을 듣지 못 했다. 김 회장이 인수 후에도 더블스타가 고용 보장, 현 노동조합의 존속, 단체임금단협 체제를 유지해주겠다고 한 일에 대해 물으니 차이 회장은 "들은 바가 없다. 잘 모른다"고 말했다.
사실 더블스타의 이번 언론사 초청은 시작부터 구설이 있었다. 회장 인터뷰가 잡힌 사흘 전에 급박하게 언론사 초청을 시작했고 당일 일정도 너무 촉박했다. 아침부터 점심까지 공장투어를 하고나니 차이 회장과 심도 있게 인터뷰 할 수 있는 시간은 통역을 포함해 1시간밖에 안됐다. 한국에서 나오는 우려와 고민을 해소해주기 보단 더블스타가 어떤 회사인지 알리는 데 많은 시간이 할애될 수밖에 없었다.
차이 회장은 지금까지 나타난 부정적인 여론을 없애려면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3월말이라는 협상 데드라인이 열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 방한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렇게 인수의지가 확실하다면 지금 거래 완결에 유일한 장애물인 노조를 만나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인터뷰에서 차이 회장은 노조가 합의해주지 않으면 인수를 철회하겠다고 했다. '전체 직원의 이익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더블스타 이념' 때문이다. 차이 회장은 회사와 노조가 따로 놀면 성장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더블스타가 인수를 추진한 1년이 넘는 기간동안 금호타이어와 진지한 '쌍방 소통'이 이뤄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때로는 상대방이 궁금해하고 우려하는 것부터 해소해줘야 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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