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13일 10: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달 28일 오후 6시. 레이크힐스순천 본입찰 참여를 고심하고 있던 원매자들에게 공문 하나가 발송됐다. 골프장 내 개인 토지를 무조건 130억원에 매입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조건부 인수계약자가 제시한 700억원에 맞춰 자금 조달을 계획했던 원매자들은 당황했다.정보 이용료를 제공한 원매자 3곳은 데이터룸(VDR) 실사를 통해 이미 골프장 내 개인 토지를 알고 있었다. 원매자들은 행여나 땅 없는 골프장을 인수할까 염려했다. 토지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에 명확한 답변을 요청했다.
이에 삼정KPMG는 2가지 선택안을 제시했다. 땅을 매입하거나, 임대료 내고 사용하거나. 하지만 확실한 처리 방안은 얘기해주지 않았다. 인수 후 회사 경영에 지장이 없도록 필요한 제반 조치를 취하겠다는 알쏭달쏭한 이야기만 문서상으로 전달했다.
결국 본입찰(30일) 이틀 전에 문제가 발생했다. 갑작스럽게 입찰 조건이 변경됐다. 골프장 내 개인 토지를 매각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개인 소유의 땅을 왜 이제야 파냐고 반문할 순 없다. 땅을 사고파는 건 주인 마음이기 때문이다. 다만 골프장 업계는 왜 본입찰 직전에서야 팔겠다고 나섰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레이크힐스순천 토지의 총면적은 223만591㎡다. 이 중 회사가 소유한 토지는 187만712㎡로 애초에 매각 대상에 포함돼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 나머지 35만9879㎡ 중 국유지를 제외한 33만701㎡가 회사의 前 대표이사 2명의 땅이다. 이곳은 처음부터 매각 대상에서 빠져있었다. 특히 그룹 회장이 소유한 토지(21만5570㎡)는 골프장 운영에 꼭 필요한 알짜배기 땅이었다.
하지만 레이크힐스순천 前 대표이사 중 한 명이 갖고 있는 토지는 골프장 운영에 꼭 필요한 땅이 아니다. 굳이 살 필요 없는 토지가 매각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토지 규모는 11만1049㎡로 감정 평가액은 약 13억원으로 알려졌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원매자 3곳은 공개경쟁입찰이 공정한 절차가 아니었다고 입을 모은다. 매도자 측과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정보 제공에 소홀한 측면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공개경쟁입찰에 참여한 원매자들의 정보 접근성을 향상시켜 명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레이크힐스순천은 찜찜했던 공개경쟁입찰을 끝내고, 관계인집회만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개경쟁입찰이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 ‘팔려는 자'와 ‘파는 걸 도와주는 자'는 인수합병(M&A)을 위한 핵심 정보 제공에 조금 더 세밀함을 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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