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첫 우선주 인수 시나리오는 1대주주 부담 경감, 힘의 균형 고민…2대주주 우선주 공동 인수 가능성도
신수아 기자/ 윤지혜 기자공개 2018-04-18 08:19:29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7일 1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은행 출범이후 두번째이자 준비법인 설립이후 네번째 유상증자만에 '우선주' 카드를 꺼내들었다. 2대주주 카카오를 겨냥한 유상증자 시나리오지만 우선주 인수를 위한 필요 자금이 최대 2000억원을 상회할 수 있어 카카오의 부담이 결코 작지 않다. 또한 다른 핵심주주 중 한 곳인 KB국민은행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실권주 인수에 동참할 가능성, 일부 소액주주의 증자 참여 여부 등 이번 자본확충에서 다양한 변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카카오뱅크는 지난 3월 5000억원 유상증자 가운데 3000억원을 우선주를 통해 조달한다고 공시했다. 이후 1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이 주주배정된 일부 우선주 인수를 포기하며 카카오의 추가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에 지나치게 쏠린 자금부담을 경감시키고, 향후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안정적으로 카카오 등 나머지 주주의 지분율을 끌어올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카카오가 홀로 '백기사'로 나서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한국투자금융이 인수를 포기한 우선주 규모는 2080만주,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040억원 규모다. 카카오에 기 배정된 600만주(300억원 규모)와 함께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실권 물량은 카카오가 전량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우선주를 인수하는데 투입되는 자금만 1340억원이다. 여기에 주주배정된 보통주와 소액주주에게 배정된 우선주까지 감안하면 최대 2000억원까지 자금 부담이 치솟는다.
지난해 말 개별기준 카카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886억원 수준. 연말기준으로 장단기금융상품과 기타유동금융자산, 매도가능금융자산 등을 감안하면 5200억원의 유동성을 보유한 상태다. 그러나 카카오뱅크 출자금은 단기적으로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2000억원은 부담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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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핵심주주이자 2대주주인 국민은행의 존재감이 거론되는 이유기도 하다. 국민은행이 한국투자금융의 실권 우선주를 나눠 인수하는 등 이번 유상증자에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는 시나리오다. 동종사업을 영위 중인 케이뱅크 역시 핵심주주로 꼽히는 우리은행·KT·투자증권 등 지분율 상위 3개사가 우선주를 나눠 보유하고 있다.
만약 국민은행이 한국투자금융의 실권주 절반을 떠안는다고 하면 카카오와 국민은행이 짊어지는 자금 부담은 1000억원 수준으로 급감하게 된다. 보통주·우선주 지분율 역시 동률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최근 은행을 둘러싼 금융당국의 감독기준 강화로 자금 출혈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순 없다. 기 배정된 보통주와 우선주를 소화하기 위해서 국민은행이 출자해야하는 자금만 최소 500억원을 투입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뱅크의 이사회 구성과 인력 등을 보면 한국투자금융·카카오·국민은행의 역할이 크다"며 "유상증자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세 주주의 역할과 균형, 향후 지분율 변화 등을 면밀히 논의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로선 핵심주주 두 곳 외에 소액주주들의 우선주 인수 유인이 극히 적다. 이 우선주는 전환우선주로 우선배당률이 연1%에 불과하다. 현재 카카오뱅크가 적자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배당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수익성이 높지 않다. 향후 은산분리 완화 등 특정 조건에 부합할 때 1대1의 비율로 보통주 전환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달렸지만 현 단계에서는 비금융주력자인 이들의 의결권도 4%로 제한되기 때문에 늘릴 필요성도 크지 않다.
앞선 관계자는 "예상보다 빠르게 인터넷은행의 성장 전망이 희석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존재감이 크지 않은 소액주주들의 이탈도 하나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며 "앞서 케이뱅크의 유상증자 사례에서 나타난 주주 이탈이 카카오뱅크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고 설명했다. 먼저 두 차례 진행된 케이뱅크의 유상증자에서 일부 소액주주는 유증에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총 9개 주주사가 지분을 차등적으로 나눠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전체 지분의 58%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어 카카오와 국민은행이 각각 10%의 지분을 보유한 상황이다. 이 밖에 넷마블·SGI서울보증·우정사업본부·이베이·텐센트(Skyblue)가 각각 4%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나머지 2%는 예스24가 보유하고 있다. 이는 '보통주'를 기준으로 산정한 지분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아직 주금 납입예정일이 25일까지 일주일 남았고, 주주들과 계속 협의 중"이라며 "최종 입장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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