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5월 04일 0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가장 주목 받았던 비상장기업을 꼽으라면 역시 연예기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를 들 수 있다. 간판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은 내놓는 앨범이 족족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는 세계적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로 매년 막대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자연스레 빅히트의 주가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넷마블이 얼마전 약 8000억원 기업가치에 빅히트의 구주를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이른바 '3대 기획사'인 SM, YG엔터테인먼트, JYP Ent.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상회하는 수준이다. 빅히트의 성공을 일찌감치 예감하고 100억원의 기업가치에 투자한 SV인베스트먼트도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연초 SV인베스트먼트의 펀드에 출자한 기관출자자(LP)의 관계자를 만난 일이 있었다. 그런데 방탄소년단의 큰 성공에도 불구하고 펀드에 대한 반응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관계자는 빅히트 회수가 늦어지면서 펀드 청산이 안되고 있는 점을 꼬집었다.
SV인베스트먼트가 빅히트에 투자했던 펀드들은 2009~2011년에 만들어져서 올해 만기가 꽉 찼다. SV인베스트먼트는 규약상 가능한 한도까지 만기를 연장해가면서 펀드 수익률을 극대화했다. 빅히트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그럴만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어떤 LP는 이미 충분한 수익률이 가능하니 적기에 펀드를 청산해주길 원했다. 정책적 목적을 가진 LP들은 출자금을 회수해 또 다른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 수익률을 우선시하는 GP와 규약 및 정책적 목적을 중시하는 LP의 이해관계가 충돌한 것이다.
통계를 보면 지금의 벤처펀드 운용기간이 결코 긴 편이 아니다. 벤처기업이 설립부터 코스닥에 상장하기까지 보통 13년 안팎이 걸린다. 투자 및 회수기간을 합쳐 총 7~8년 정도 운용되는 벤처펀드로서는 창업초기 단계에 투자해 IPO로 회수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설립부터 나스닥 상장까지 10년 가량 걸리는 미국에서는 벤처펀드가 평균적으로 14년 이상 운용된다고 한다.
이런 국내 회수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긴 것이 세컨더리 시장이다. GP들은 당장 회수가 어려운 구주를 세컨더리 펀드에 매각해 제때 펀드를 청산할 수 있다. 하지만 GP 중에 빅히트 같은 주식을 서둘러 세컨더리로 넘기고 싶은 곳은 아마 없을 것이다.
업계의 관례가 자리잡힌 이상 지금의 펀드 운용기간을 더 늘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필요할 때는 충분히 운용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규약을 적용했으면 한다. LP가 수익률 극대화를 반기지 않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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